13일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쓴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를 읽었다. ‘바보 노무현’이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소신을 지켰던 노무현대통령과 오연호 대표가 나눈 3일간의 심층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형식은 인터뷰이지만, 그의 정치철학을 정리한 강의노트라는 느낌이 드는.

‘자살’이라는 비극적 종말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대통령 노무현. 그의 일생은 파란만장 그 자체였다. 그는 늘 싸워야 했다. 부산상고를 나와 고시공부를 해야 할 때에는 자신과, 변호사를 할 때에는 강자들과, 대통령이 되어서는 기득권들과.

그는 1992년 총선에서, 1995 부산시장선거에서, 1996년과 2002년 총선에서 계속 낙마했다. 당에서도 힘없는 비주류였다. 그런 그가 존경한 인물은 링컨. 백범 김구를 존경했지만, 정의가 패배하는 것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어 선택한 인물이었다.

공교롭게도 링컨과 노무현은 닮은 점이 많다. 둘 다 16대 대통령이었고, 가난하게 자랐으며, 대학을 나오지 못했고, 독학으로 변호사가 됐으며, 몇 차례씩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재임 중 평가가 좋지 않았고, 천수를 다하지 못했다.

그가 살아 있을 때 기자는 미안스럽게도 그에게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직설적인 그의 화법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국격, 국익과 직결된다. 그만큼 신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본 것이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금 기자는 그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하고 있다. 그의 좌절, 고민, 외로움과 그가 꿈꾸었던 세상들을 살펴보고 있다.

그는 “권력은 위임하되, 지배는 거부하는 노력이 민주주의의 역사”라며 시민 권력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우리가 뽑아 준 위임인들이 제대로 하지 못할 때에는 과감하게 나서야 하는데 권력이 없이는 아무 것도 되지 않으니 시민이 권력을 가져야 한다는 논리다.

즉 시민들이 권력을 변화시키기 위해 권력에 참여하고, 권력을 장악해야 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공주가 처한 현실을 보면서 그의 주장에 더욱 공감한다.

“공주시민을 위해서 일하겠으니 당선시켜 달라”고 호소했던 정치인들. 그들은 결국 시민들의 이익을 내팽개치고 자신들의 정당과, 자기들의 정치적인 이해관계만을 위해 일하고 있지만, 그들을 견제할 시민 권력은 아직 공주에 없다.

행동하면 그것이 옳은 줄 알면서도 손해 보니까 회피하는 것은 아닌지, 내가 아닌, 누군가가 나서주기만을 기다리다가 그들의 희생으로 ‘혜택’만을 공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모두가 갖고 있는 것은 아닌 지 반성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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