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발전협의회 장원석 회장 ⓒ 특급뉴스 김광섭2006년 교육의 도시 공주는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했다. 김재현 공주대 총장이 학교발전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공주대학교 교명변경을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공주 시민들은 이에 교명변경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생업을 뒤로 하고 교명수호 투쟁을 벌였다. 공주에 있어 ‘공주대학교’의 의미는 ‘교육도시’라는 타이틀을 만든 지역의 자존심이다. 그런 자존심을 앉아서 빼앗겨 후세들에게 “그렇게 되도록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라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 공주시민들은 나섰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삭발을 했고, 투쟁을 했고, 교명변경신청이 반려되는 순간까지 단식을 했다. 그 중심에 장원석 공주시 강북발전협의회장이 있었다. 그는 선거 때마다 “지역발전을 위해 앞장서겠다”며 잘난 입을 놀린 적도 없었고, 높은 자리에서 소개를 받은 바도 없었다. 다만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했고, 공주대학교 김재현 총장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150만원의 벌금을 물었다. 선량한 시민에서 전과자가 된 공주시 강북발전협의회 장원석 회장을 만나 봤다.그가 공주대 교명변경반대운동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 2006년 2월 22일 공주대 총장에 당선된 김재현 당선인이 당선소감을 밝히는 과정에서 “취임 1개월 이내에 공주대 교명을 변경을 추진하고, 천안에 50만평 규모의 캠퍼스를 구축하겠다”라고 언론을 통해 밝히는 모습을 보면서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공주대학교’는 오늘의 공주를 교육도시로 만든 근간입니다. 공주시민들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왔습니다. 수많은 교육자들이 공주대학교를 졸업하고 전국으로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며 꿋꿋하게 교단을 지켜왔습니다. 그들은 단 한 번도 자신이 공주대학교를 졸업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공주대학교는 공주의 자존심인 동시에 분신이었습니다. 공주대에서는 학내문제라고 하지만 공주시민의 일원으로서 공주대학교의 교명을 일개 총장이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공주대 김재현 총장, 인수위원회, 보직교수 등을 만나 교명변경추진철회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답은 모두 "안 된다"였다.“김재현 총장을 만나 교명변경추진 철회를 요청하니 ‘학교 발전을 위해서는 공주대 교명변경을 해야 한다’고 말해 ‘학교 발전을 교명변경을 해야 하느냐?’고 물으니 ‘이것은 자기가 밝힌 것이 아니라, 천안공대와 통합 시 前 총장이 합의를 했던 것이며 단지 자기가 이행을 할 뿐” 이라며 추진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그래서 ‘비록 전 총장이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총장이 철회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더니 ‘나는 전 총장이 해 놓은 것이라 철회를 하지 못하며, 단지 이행을 할 뿐’이라고 말해 ‘그러면 우리는 최선을 다해 저지할 수밖에 없다. 교명변경이 되는 지 보자’라며 교명변경반대에 앞장서게 됐습니다.”그러나 교명변경반대운동을 추진하던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김재현 총장이 교명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잘 모르고 있어 집회를 해도 시민들의 참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공주대교명변경시도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전단을 배포했다.그러나 나중에 교명을 바꾸면서 본부까지 이전한다는 계획서가 알려지면서 “이건 아니다. 지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도 안 되기 전에 나서자”며 시민참여가 부쩍 늘어났다. 이와 더불어 공주대학교 동창회가 교명변경반대대열에 합류하면서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교명변경 반대를 추진하면서 그를 가장 눈물 나게 했던 사람들은 돈 있고, 가슴이 차가운 부자가 아니라 돈은 없지만, 가슴이 뜨거운 서민이었다.“천막치고 너무 어렵게 단식하고 투쟁할 때 임대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께서 음료수를 사가지고 와 ‘공주를 위해 수고 한다’며 용기를 주셨습니다. 그 힘이 가장 컸습니다. 눈물이 저절로 나더군요. 당시 너무 어려웠는데 이분들께서 건네는 음료수 한 병 한 병이 우리들의 힘과 용기를 몇 백배로 키워 주셨습니다. 몇 억 몇 십 억을 가진 부자들도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는데 공주에 아무런 재산도 없고, 임대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공주를 위해 수고한다’면서 용기를 주실 때 우리가 이분들 때문에라도 더욱 열심히 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분들을 보면서 ‘우리가 이걸 지키지 않으면 이다음에 후세들에게 선배님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소리가 나올 것 같다 는 생각이 들어 더욱 스스로에게 채찍을 가했습니다. 충남도청 환청실패의 교훈을 가슴에 새기면서….”이 일로 인해 그는 공주대학교 김재현 총장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법정에 서게 됐고, 150만원의 벌금형이 부과됐다. 공주를 위해 나섰다가 전과자가 된 셈이다.“저는 그보다 더 한 벌이 부과된다고 해도 기꺼이 감수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교명을 지킬 수 있고, 지역발전을 시킬 수 있다면 몇 사람이 희생된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더한 벌이라도 받겠다는 기꺼이 받을 각오가 돼 있었습니다. 그런 각오가 없었다면 앞장설 수 가 없었겠지요.” 장원석 공주시 강북발전협의회장이 지난 2006년 10월 11일 공주대 교명변경반대총궐기대회현장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 특급뉴스 김광섭

이제 공주대학교의 교명변경추진은 교육부의 신청반려로 일단락 됐다. 공주대와 공주시민들 서로에게 상처를 남겼지만, 공주시민의 공주대에 대한 확실한(?) 애정은 확인된 셈이다. 이를 계기로 서로에게 그동안 못 다했던 애정을 듬뿍 쏟아 부어 새롭게 금슬을 다져가야 한다.

“우리가 공주대 교명을 바꾸지 말라고만 해서는 안 됩니다. 학교에 들어가 보니까 학교,  학생, 교수들이 지역사회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미처 몰랐던 거지요. 공주시와 공주대학교의 채널이 너무 좁았습니다. 시는 학교에 대해 ‘학교일’이라며 등한시했고, 학교는 ‘시가 왜 학교일에 대해 관여하려 하느냐?’며 서로 등한시 했었는데 이젠 그래선 안 됩니다.

서로의 발전을 위해 최대한 돕고, 협력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저희 강북발전협의회에서는 공주대학교 학생회와 만나 학생들의 행사 시 모금이 필요하다면 같이 나서서 해 주고 있으며, 학교 축제 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서로의 마음을 열고, 협력을 해 나가기 위한 물꼬를 트는 작업이 중요한 것입니다. 앞으로도 공주대학교의 발전을 위해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는 16일 오후 7시 공주시 신관동 경복궁웨딩홀에서 제5대 공주시강북발전협의회 회장 취임식을 갖는다. 개인에게는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한계가 있어 회장도 바뀌어야 하는데 연임을 하게 돼 못내 아쉽다는 그는 차기 회장을 선출해 놓고서야 5대회장직을 수락했다.

“사실 4대 회장 때는 교명변경반대운동 때문에 취임식도 못했습니다. 원래는 취임식이 계획돼 있었으나, 교명변경반대 회원들이 고생도 많았고, 예산도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 지역현안문제가 끝나면 그 때 가서 취임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3대째도 취임식을 못했고, 4대째도 안했는데 이번에는 ‘취임식’보다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 이번만 취임식을 갖기로 했습니다.

세월이 흐르니 공주대 교명변경반대를 위해 함께 했던 시간들이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저의 취임식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지키고자 노력해 왔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의무는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장원석 강북발전협의회장 : 010-5425-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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