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 고마나루 일원에서의 금강보 공사 등 금강살리기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지난 11일 공주시가 백제대교 아래에 쌓은 20여 미터의 석축(금강하상보호공)을 1년여 만에 해체, 혈세낭비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 특급뉴스 이건용


공주 백제대교 아래에 쌓은 석축(금강하상보)이 준공 1년여 만인 오는 4월쯤 완전 해체될 것으로 보여 ‘혈세낭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26일 신관동 금강둔치체육공원 앞 금강에서 물고기 수천 마리가 폐사된 채 발견되면서 이번 논란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금강살리기 사업에서 공주지구(금강7공구) 공사 책임을 맡은 SK건설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공주시와의 협의를 거쳐 이달 11일 금강하상보 일부인 20여 미터를 허물었다. 그리고 오는 4월 300여 미터의 석축과 100여 미터의 모래 둑 전체를 완전 철거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금강하상보 안에 갇혀 있던 물이 일시에 빠지면서 골재채취를 위해 파놓은 구덩이에 있던 물고기들이 고립돼 집단 폐사하게 된 것.

결국, 이번 ‘물고기 떼죽음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은 금강하상보와 골재채취 작업 때문으로, 공주시의 행정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다.

시는 지난해 초부터 퇴적토 준설을 위한 금강 골재채취 작업에 돌입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준설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지난 연말쯤부터 작업을 중단, 현재는 완전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이제는 금강살리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진입로 개설 등에 쏟아 부은 수억 원은 쓰지 않았어도 될 돈 즉, 엉뚱한 곳에 쓴 셈이 돼버렸다.

그리고 작업이 중단된 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골재채취장 물꼬를 트지 않아 이 같은 불상사가 벌어진 만큼 뒤처리를 게을리 했다는 비판 또한 피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금강살리기 사업이 임박해 있는 만큼 금강하상보 사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강해해 30억원에 가까운 시민혈세를 공중에 날려버렸다는 비판은 더더욱 피하기 어렵게 됐다.

 

▲ 정부의 금강살리기 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공주 고마나루 일원에서의 금강보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 상류에 공주시가 30억여원을 투입해 설치한 금강하상보는 오는 4월쯤 완전 해체될 예정이다. ⓒ 특급뉴스 이건용


실제로 ‘대운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공약으로 내세운 사업으로, 지난 2006년 10월 그 윤곽이 공개된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금강에 석축을 쌓아 올리는 금강하상보 사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있어왔다.

그런데도 공주시는 백제대교의 세굴방지와 금강의 자연경관 보전, 백제문화제 대비 및 수상레포츠 시설 확충 등을 이유로 지난 2008년 초부터 물길을 막기 시작해 그해 11월 총 26억원을 투입한 길이 284M, 높이 3M의 금강하상보를 완공했다.

그해 여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던 석축 일부가 유실돼 부실공사 의혹을 낳기도 했으며, 이듬해인 2009년 8월 또다시 반대편 모래 둑 10여 미터가 장맛비로 유실돼 3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와 관련, 고광철 공주시의원은 “이왕 설치할 거면 고마나루에 가동보(라버보)를 설치해야 하고, 이 대통령의 공약인 4대강 사업의 추이를 봐가며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면서 줄곧 반대 입장을 피력해 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길행 의원과 임성란 의원 또한 시정질문을 통해 “금강하상보는 외모지상주의 행정에 따른 시정 실패작이다”, "민선4기의 대표적 부실공사"라며 공주시의 보여주기식 전시행정과 일방통행의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을 강하게 질타했다.

일부 시민들 또한 “4대강 정비사업은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던 만큼 보다 신중을 기해 사업을 추진했어야 옳았다”면서 “1년 남짓 아름다운 금강 전경을 감상하기 위해 30억원을 쏟아 부은 것은 비효율적인 과잉투자로밖에 볼 수 없다”고 힐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주시는 “금강 하류의 계속된 준설로 인해 백제대교의 하부구조가 드러나는 등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하상보호공(河床保護工) 설치는 불가피한 사업이었으며, 당시는 4대강 사업이 확정되지 않았던 때로 국책사업을 미리 예측해 지방행정을 펼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는 입장이다.

시는 또한 “교각의 세굴방지를 위한 금강하상보로 인해 아름다운 금강 전경을 감상할 수 있었던 만큼 1석2조의 효과를 거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 말 금강살리기 사업이 본격적인 닻을 올린 이후 공주지구(금강7공구)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고마나루에 세워지는 금강보의 경우 오는 9월18일부터 시작되는 ‘2010세계대백제전’과 ‘수상쇼’ 등을 대비해 전체 공정의 70%까지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고마나루 일원에서는 260m(가동보 221.5m, 고정보 38.5m)의 금강보와 소수력 발전설비(3,000㎾/h) 공사가 한창으로, 1㎞ 상류에 있는 석축(백제대교 금강하상보)은 곧 자연스럽게 해체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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