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적용건물 주민의견 ‘무시’ 논란일어

▲ 공공디자인을 적용해 지난 5월 13일 새롭게 신축된 보흥2리 마을회관 겸 경로당.
ⓒ 특급뉴스 이건용

공주시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공공디자인 사업, 일명 ‘1마을 1명품 건축물 조성사업’이 겉모습 바꾸기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천편일률적인 딱딱한 사각형 모양의 마을회관 모습에서 벗어나 주변의 풍광을 고려한 명품마을회관을 곳곳에 건립해 아름답고 특색있는 농촌 환경을 조성, 찾아오는 농업농촌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공공디자인 입히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모두 14억 6,200만원을 들여 유구읍 석남3리 마을회관 등 13개 마을공동이용시설을 신축했다.

이어 올해에는 총 13억 7,400만원을 투입해 이인면 만수리 경로당 등 10개의 마을공동이용시설을 신축할 계획으로, 늦어도 오는 10월 중순까지는 모든 신축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시는 이러한 명품 마을회관 건립사업을 추진하면서 각 농촌마을의 이미지와 특성, 향후 활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민들에게는 자부심을, 도시민들에게는 강한 인상을 심어 관광공주의 문화적 품격을 높이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현장에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무시되거나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모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설계자와 각각의 시공사간 소통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설계자-시공자간 원활치 못한 협력관계로 현장상황이 그때그때 반영되지 못해 시공업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는 지적이며, 이로 인한 사업일정 지연과 향후 책임 소재 문제도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동이용시설에 공공디자인을 입혀 다시 찾고 싶은 농촌을 만든다는 의지는 높이살만 하지만, 사업 추진과정은 비효율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실용성이 무시되면서 수억 원씩의 혈세만 낭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市 관계자는 "주민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해 설계를 하고 있으며, 시공과정에서도 수시로 주민의견을 수렴해 진행하고 있다"면서 "시공사 또한 설계교수들의 연락처를 다 알고 있어 소통부족 때문에 곤란을 겪는다는 얘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뤄야하기 때문에 외관을 빼고는 주민의견에 따라 건축되고 있다"며 "가끔 골조가 완성된 이후 또는 준공 이후에 이의를 제기해 곤란을 겪고 있지만, 이 경우 건축물의 안전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견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새롭게 문을 연 장기면 복합청사 또한 시민편익을 크게 증진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벌써부터 비가 새고 있으며, 지상 창고로 인한 주차공간 부족으로 민원인들이 얼굴을 붉히는 등 부실시공 및 설계상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따라서 공주시의 디자인 정책이 겉모양을 바꾸고, 그동안의 환경을 일신하는데 치중하기보다는 지역 주민들에게 보다 나은 삶과 생활환경을 창출하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아울러 시정 성과와 홍보물로서의 기능보다는 실용성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벌여야 하는 만큼 설계자의 특정 대학 편중에서 벗어나 디자인의 독창성과 다양성, 사업의 공익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새로운 설계공모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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