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마지막 날인 7월 27일 우리는 아침 일찍 산단에서 무위를 거쳐 난주로 이동했다. 일정대로라면 무위에서 신라김씨의 시조로 추측되는 투후 김일제의 석상을 봐야했지만, 수리 중인 관계로 방문을 하지 못해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

이동하는 동안 우리는 끝없이 이어지는 기련 산맥 봉우리에 쌓여 있는 눈과, 고원지대에 펼쳐진 초원, 그 초원에서 일하고 있는 장족, 7~8km씩 되는 터널, 키 작은 해바라기와 유채꽃 무리, 황하의 물줄기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한 식구가 되어버린 일행들은 버스 안에서 삼삼오오 모여 박장대소해가며 웃음꽃을 피웠다.

난주에 도착한 우리는 현지 식으로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이동, 출국을 위한 절차를 밟았다. 항공권을 끊고 짐을 부치려고 하는데, 우리 가이드가 공항에 파견을 나온 군인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우리 가이드는 “짐을 부치는데 무슨 단체비자순서대로 줄을 서서 부쳐야 하느냐?”는 것이었고, 파견 나온 중국 군인은 막무가내로 비자에 적힌 순서대로 줄을 서서 짐을 부칠 것을 요구했다.

그래서 내가 나섰다. 이미 들어간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고, 나머지는 단체비자에 적힌 순서대로 줄을 세워 통과했다.

자존심을 내세울 일도, 우겨서 될 일도 아니었다. 어차피 남의 나라.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그가 통과시키지 않으면 우리는 들어갈 수조차 없는 상황이 아닌가.

비행기를 타고 3시간여를 날아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공기부터 다르다. 참 포근한 공기다. 짐을 찾아 공항에서 나오니 우리를 태워다 줄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일행들의 여행소감을 들으면서 지난 여정을 생각하니 꿈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령에 의해, 장사를 위해 목숨을 걸고 넘나들었을 열사의 땅 실크로드.

말로만 들었던 고비사막과 기련 산맥, 오아시스를 보고, 보기만 했던 낙타를 직접 타보는 체험을 해보니 사람들이 왜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이라고 했는지가 느껴졌다.

그리고 구중회 교수님의 특강 ‘실크로드의 여정에서’ 특강을 들으며 겉으로 보기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쳐진 동양과 서양의 문화 내면에는 별다른 차이점이 없음을 알게 돼 큰 충격을 받았다.

▲ 5000년 전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그림. 구중회 교수님은 "이 그림은 그림 속 인물인 '아니'의 부활을 상징하는 그림"이라며 심청의 부활과 같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구중회 교수님은 5,000년 전 이집트의 파피루스 그림을 소개하며 그림속의 인물인 ‘아니’가 연꽃 속에서 부활하는 것이나, 심청이의 부활이나 같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또한 ▲사람이 죽으면 새가 된다는 믿음은 언제부터 비롯됐나 ▲사람이 죽으면 왜 입에 무엇을 넣어주며, 또 7 매듭을 할까 ▲상여는 언제부터 배로 상징했을까 ▲언제부터 향을 피웠을까, 또 의례에서 양쪽에 촛불을 켠 역사는? ▲남녀의 머리는 짧게, 여자의 머리는 길게 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목걸이와 팔찌는 언제부터 ▲아이를 낳는 것은 어떤 절차가 있는가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특강을 펼쳐 여행의 깊이를 한층 깊게 했다.

구 교수님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을 하며 우리나라의 문화는 대륙을 통해 들어왔으며, 세계의 문명과 문화는 결국 같은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 문화를 보는 새로운, 폭넓은 시야를 갖도록 해 줬다.

중국이 요즈음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하고 있다. 중국에 갈 때마다 달라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중국이 이대로 계속 발전한다면, 중국여행의 봄날은 머지않아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환율이 주는 메리트를 상실하게 되면, 중국여행이 점차 부담스러워 질 것이다. 땅도, 인구도, 자원도, 비경도 풍부한 중국. 그들이 깨어나고 있다.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