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공주시청 소회의실에서 시외버스터미널 입지선정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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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던 공주시 장기면 송선리로의 시외버스터미널 이전 계획이 전면 백지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여 공주시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공주시는 지난 6월 초 장기면 송선리 454-17번지 일원 2만 6,065㎡를 터미널 이전부지로 최종 낙점, 올해 안으로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었으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의 국도 36호선 확장공사와 맞물리면서 제2의 장소를 물색해야할 형편이다.

공주시는 그동안 이 문제를 놓고 행복청 실무진들과 여러 차례 수습책을 논의했으나, 현재까지는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해 새로운 대체 부지를 확보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주시는 송선리 시외버스터미널 이전 사업자인 (주)하이에 지난 15일자로 사업중지 명령서를 발송했으며, 추후 계약해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결국 공주시는 500억여원이 소요되는 '송선리교차로-공주 장기농공단지'간 800m 6차선 도로확장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더 큰 실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시외버스터미널 송선리 이전을 포기한 것으로 보여 진다.

공주시 강근규 건설과장은 이와 관련 "수년째 방치되면서 市 이미지를 크게 훼손해왔던 시외버스터미널 이전사업과 전액 국비로 추진되는 송선입체교차로 건설 및 도로확장 모두 중요한 사업"이라고 전제한 뒤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해 절치부심했으나 행복청이 둘 중 하나만 선택할 것을 종용, 부서간 심도있는 논의 끝에 송선리 이전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과장은 이어 "송선리에 입체교차로를 개설할 경우 시외버스터미널 이전부지의 중앙을 가로질러 건설될 수밖에 없다"면서 "행복청과 (주)하이의 설계팀이 머리를 맞댔으나, 경사도·구배·통로박스 문제 등으로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공주시 이장복 교통정책과장은 "현재로써는 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최대한 서둘러 이 문제를 매듭짓는 것이 이해당사자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안다"면서 "사업자인 (주)하이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증폭되고 있는 시민 불안감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또 "이 문제가 매듭지어지면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주)태정디엔시와 대형유통매장을 뺀 순수 터미널 건립안을 놓고 협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올 초 최종 이전후보지로 결정된 웅진동 556번지 일원(구 위생처리장)을 市가 직접 개발하는 공영터미널 방식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시외버스터미널 입지선정위원들은 22일 오후 이 문제를 놓고 신중론과 속전론으로 갈리는 등 격론을 벌였으나,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11월 3일 오후 재 논의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일부 입지선정위원들은 "행복청의 도로확장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니고, 수시로 변할 수 있는 만큼 현재의 송선리 계획을 그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으며, "시민의견 수렴 등 좀 더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일부 위원은 "송선리 이전을 포기한 듯한 공주시의 처사는 일관성 없는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우며, 향후 행복청의 도로 확포장 계획이 그대로 실행되지 않을 경우 행정 신뢰성은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일부 위원들은 "행복청의 국도 36호선 확포장 및 송선입체교차로 계획이 중간에 변질될 가능성도 있지만, 기본계획 수립시 '송선리교차로-공주 장기농공단지간 800m 6차선 도로확장'이라는 공주시의 입장을 반영해 놓지 않으면 추후 반영은 도저히 불가능한 만큼 어떤 게 실익이 큰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송선리 이전계획 철회가 마땅하다는 뜻을 피력했다.

아울러 "공주시와 행복청이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결론인 만큼 따르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면서 "송선리를 제외한 금흥동, 웅진동 부지는 터미널 도시계획시설 결정 등 행정절차 이행에 따라 6개월~1년의 시간이 늦춰지는 만큼 신속히 결정해 시민불편을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주대 정환영 교수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장기면 송선리의 입체교차로 건설이 시외버스터미널 이전보다 오히려 더 큰 개발 가능성을 열 수도 있다"면서 "혹시 웅진동으로 이전될 경우 市의 균형발전 측면과 공주의료원 및 공주소방서의 웅진동 이전계획과도 연계돼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주)태정디엔시는 금흥동 455번지 일원 1만 4,830㎡부지에 545억원을 투입, 지하3층에 지상3층 규모로 7,033㎡의 터미널과 3만 6,500㎡의 대형유통매장 신축계획안을 내놓은 바 있어 공주시의 제안(대형유통매장을 제외한 순수 터미널 건립)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시외버스터미널 이전사업 제안자가 따로 나서지 않은 한 현재로써는 금흥동 신금지구보다는 웅진동에 더 많은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市가 직접 나서 공영터미널 방식으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터미널 건립비용을 전부 떠안아야할 형편이어서 재정자립도가 낮은 공주시로서는 이래저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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