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공주대 학생들이 대학본부를 점거, 후보교명 선호도조사 결과를 놓고 벌이려던 교명선정위원회 심의가 무산됐다.

공주대 교명선정위원회 심의가 학생들의 대학본부 점거농성으로 결국 무산됐다.

공주대학교는 21일 오전 10시 30분 대학본부 2층 소회의실에서 후보교명 선호도조사 결과를 놓고 교명선정위원회를 열고자 했으나, 학생들이 대학본부를 점거하면서 끝내 연기됐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700여명의 학생들은 “절차상 문제가 있는 교명변경은 원천무효인 만큼 진행절차를 즉각 중단하라”면서 “김재현 총장은 책임있는 답변을 내 놓으라”고 촉구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이날 시위에서 학생들은 “학생 없는 교명변경을 즉각 중단할 것과 ‘공주대’없는 교명선호도 조사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부재자 투표의 부당성과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선호도조사는 대표성을 상실했다”고 목청 높여 외쳤다.

학생들이 대학본부 2층 통로를 원천봉쇄,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지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특히 이날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은 보직교수들과 교직원들의 이동까지 막으면서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크고 작은 충돌이 4시간여 동안 계속됐다.

그동안의 시위와는 달리 강성으로 돌변한 학생들의 태도와 끈질긴 요구에 못 이긴 김재현 총장은 이날 오후 1시쯤 학생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학생들은 김재현 총장에게 의견수렴의 문제점, 교명변경 절차상의 문제점, 투표방식의 문제점, 교명변경에 따른 구체적인 득과 실 등 5가지 즉석질문을 던졌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장은 교명변경에 관한 그동안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개인의 영달을 꾀한다면 굳이 이렇게 어려운 길을 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여러분과 같이 학교의 미래를 걱정하고, 대학발전을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총장은 또한 “구성원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지붕 네 가족’이 아닌 ‘한 지붕 한 가족’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현 총장이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그는 아울러 “전 구성원 개개인의 의견을 듣고 행정을 펼친다면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단과대 학생회장들의 지지성명 자체도 대표성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의 반대서명서가 제출되면 검토해 보겠다. 다만, 여러 구성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의해 나가겠다”고 답변, 이쪽저쪽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김 총장은 마지막으로 “교명변경에 따른 득실을 구체적인 서류로 제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교명변경 이후의 홍보비용 45억여원은 다만 추정치로 등록금 등 학생들이 부담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주대 관계자는 “교명선정위원회가 열리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간의 오해를 풀 수 있는 자리가 됐다”며 “향후 일정을 잡아 교명선정위원회를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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