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한낮이 끝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중학교 때 배운 가곡이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가을이 깊어지면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많았다.어느 시인과 여인의 이별을 노래한 가곡이다. 지금도 많은 가곡을 기억하는 것은 중학교 때 음악 선생님의 가르침 때문이다.기러기는 찬 바람이 불어오면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철새다. 오릿과이므로 오리와 비슷하지만, 목이 길고 다리가 짧으며 강이나 바다 늪에서 서식한다.요즘은
하늘은 높푸르고 곡식은 익어 풍요로운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은 어느덧 지나가고 겨울의 길목에 들어섰다. 한 해가 저물어 가며 연말이 다가올수록 설레는 마음을 갖지만, 소방서에는 긴장감이 고조된다.다가오는 겨울철은 계절 특성상 난방용품과 온열기 등 화기 사용량이 급증하고 실내 활동 시간이 늘어나며, 크리스마스 등 연말연시 여러 축제와 모임으로 화재의 위험이 만연해진다.국가화재정보시스템 공주시의 화재 발생 5년(`18~`22년) 통계를 보면, 매년 평균 47건(28.6%)의 화재가 겨울철에 발생하여 그로 인한 사상자 수는 여름과 비
깨를 볶는다는 것은힘을 빼는 일 본래 뜨거운 활동이라부풀어 오르는 몸을 싣고 방향의 힘으로 비상한다 한나절이 지나기 전에생의 부품들이 녹슬기 시작할 때재빠르게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온전히 부서지고 나서야 드디어 단단해지는 깻묵쏟아져 나오는 빛깔에배운 적 없는 표정이 물들어 있다 시커멓게 심장이 흘러 나온다아무도 따라오지 못할 향기 삽을 들고땀에 젖은 몸, 절룩절룩 대문을 들어서는 노인 사는 것은 뜨거운 것이다
흔들의자가 있어야겠다흔들리는 세상더욱 흔들리기 위하여 걸음 옮길 때마다끊임없이 흔들리는저 마음들 보아라 흔들의자가 있어야겠다흔들리는 세상더는 흔들리지 않기 위하여!
느닷없이 준비된아스팔트 위넓은 공연장 매미도 숨죽이고얄미운 고양이도먹이 찾던 비둘기도물러나 흔적이 없다 식전 행사인 듯어디선가 몰려온수천 마리 맑은 발레리나들 퇴장할 땐어미 닭 엉덩이 쫓는노랑 병아리 발걸음이다 줄줄이 사라지지만하나하나 빠짐없는1초짜리 공연들 메인 행사를 기대하며아스팔트 공연장을말끔하게 청소한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 특성상 계절별 발생할 수 있는 질병에 대해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그 중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심뇌혈관'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날씨가 추워지고 일교차가 큰 환경에서 추위에 노출된 인체는 체온 손실을 막고자 혈관을 수축시키게 된다.그에 따라 혈압이 상승하며 심박수가 늘어나 심장에 부담을 주게 된다.이러한 부담은 심장과 뇌의 중요한 혈관과 관련된 질환인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발생률을 증가시킨다.심뇌혈관 질환은 우리나라 국민 사망의 주요 요인이다. 2022년 통계청 사망
어릴 적 매년 8월 한창 더울 때, 아버지는 산에 올라가 싸리나무를 쪄왔다. 아버지는 싸리나무가 어디에서 많이 자생하는지 알고 있어서 지게로 한 짐씩 쪄왔고, 길가 옆으로 쭉 펴 널었다.사흘이 지나면 싸리나무 잎이 바짝 말라, 큰 멍석을 깔고, 손으로 마른 잎을 훑었다. 잎을 잃은 싸리나무는 부피가 크게 줄었지만, 1년 동안 싸리비를 만들어 쓰는 양은 나왔다. 훑어 모은 싸리잎은 겨울철 소여물 죽을 쑤는데 들어갔다.비가 오는 날 아버지는 헛간에 자리를 펴고 앉아서 30~40개의 싸리비를 만들었다. 칡을 끊어서 물에 적셔놓고, 크기대
깊은 밤 달도 숨어 조용한데둥지는 어디 두고물속에 길고 가는 다리 잠그고 서 있는가? 병실에서 가시는 날 기다리던 어머님 모습처럼긴 목과 긴 부리는 먹이를 외면했는지앙상한 몸짓마저 까맣다 흘러가는 물소리 아직 더 들을 게 남았나멀리도 가지 않고가까이 오지도 않고 귀 기울이는가 냇바람 어둡고 으슥하여감기를 밀어내는지가늘고 긴 목만 늘였다 놓고 늘였다 놓고 세상사 다 거기서 거기라는데너만 홀로 낮도 밤도 없이울음 한번 울지 않고 날을 새는가.
많이 아팠구나 우린감곶감 모두 씨가 있는데너라고 씨가 없었겠니? 너무 열이 올라신음도 못 하는 네가견디고 견디느라씨까지 녹였구나 애썼다그래도 말랑말랑마지막까지곱고 투명한몸을 지켰구나 고맙고 미안하다.
가을 들판이 황금물결이다. 이맘때쯤을 사람들은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계절’이라고 한다.농촌 들녘은 정신없이 바쁠 때다. 봄철은 모내기나, 각종 곡식을 심는 시기지만, 이때는 거두어 들일 때인 만큼 어린아이 손도 빌릴 정도로 바쁘다.가을이 깊어지면서 추수하는 것을 충청도 말로‘바심’이라고 한다.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이지만, 어릴 적 부모님이나 동네 어른들께 자주 듣던 말이다.“오늘 동수네 바심한대”, “벌써 바심 끝냈구먼” 이렇게 생활에서 늘 사용되었던 말이다.벼를 베는 날은 형부터 동생까지 모두 논으로 나왔다. 놉도 얻었다.
어릴 적 10월 이맘때쯤이면 초등학교 아침조회 시간 교장 선생님의 훈화가 생각난다.“천고마비의 계절을 맞이하여, 책 든 손 귀하고 읽는 눈 빛난다는 말처럼 학생 여러분은 독서를 생활화해야 합니다. 공자님은 소가죽으로 엮은 대나무 책을 10번씩이나 끊어질 정도로 독서를 즐겼다고 합니다.”10월이 되면 늘 듣던 말이다. 그러나 정작 학교에는 도서관도 없었고, 책을 빌려 읽을 만한 곳도 주변에 없었다.성장하여 교직 생활을 해 보니 독서만큼 학생들의 학업성취 능력을 키워주는 방법은 없었다. 역시 어릴 적부터 책을 가까이한 학생이 성공하는
엉금엉금 거북이걸음으로호박넝쿨은 자란다 언덕배기나무 등걸 위로 울바자 위로너풀너풀 속적삼으로 가린튼실한 젖통 꺼내놓는다.무수한 사랑 내어놓는다.가랑이 사이로 온갖 풀벌레들더러는 독사새끼를 키우기도 하며호박은 검붉은 얼굴로구릿빛 어깨로 익는다새마을 기와지붕 위에서도텅 빈 외양간 위에서도자식들 다 떠나고 없는이 집 늙은 부부의 금실로 익는다엉금엉금 거북이걸음으로 익는다.
내가 자란 고향 집은 아버지가 다른 사람이 살던 집을 사서 헐고 새로 지으셨다. 아주 어릴 적이지만 아버지가 집을 지을 때 나는 놀다가 감나무 아래에서 잠이 들곤 했고, 저녁때가 되면 아버지 지게를 타고 집으로 갔던 기억이 난다.집은 새로 지었지만, 울안에는 예전부터 있던 아주 오래된 탱자나무와 또 아주 키가 큰 재래종 무궁화나무가 있었다.어느 해인가 탱자나무는 집을 늘리는 과정에서 베어졌고, 무궁화나무는 장독대 뒤에 있어서 어머니가 7~8월이 되면 꽃이 떨어져 청소하기 나쁘다고 말씀하셔서 역시 베어졌다.지금 생각해 보면 그 오래된
이 세상 모든 물건에 과학적 원리가 담겨있듯 계영배(戒盈杯) 역시 사이펀(siphon)효과를 이용하여 만든 술잔이다.계영배는 과음을 경계하기 위하여 술을 어느 한도 이상으로 따르면 술잔 옆에 난 구멍으로 술이 새도록 만든 잔이다.계영배는 보통 잔과 비슷해 보이지만, 잔의 가운데에 술이 흘러나가는 기둥이 있다. 중심 기둥은 잔 다리와 연결되어 있으며, 기둥 끝과 잔 다리 바닥에는 구멍이 나 있다.기둥 끝의 구멍은 위로 기둥 꼭대기 내부의 공간으로 연결되고, 이 공간은 다시 아래로 다리 바닥의 구멍에 연결되어 흘러나간다.계영배는 중국
올가을, 베일에 싸였던 1500년 전 백제의 타임캡슐이 열린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국내 대표 역사 문화축제인 ‘2023 대백제전’이 9월 23일 개막해 10월 9일까지 17일간 백제의 왕도 충남 공주시 일원에서 펼쳐진다. 대백제전 성공 개최를 위해 최일선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원철 공주시장에게 대백제전의 의미와 주요 프로그램을 미리 살펴봤다.▲ ‘2023 대백제전’ 개최 배경은?올해는 백제 제25대 무령왕의 서거 및 성왕 즉위 150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올해 제69회째를 맞은 백제문화제의 규모를
얼마 전 TV에서‘슈룹’이라는 드라마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비가 내리고 중전이 세자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배경 화면은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어머니의 희생적인 모습을 암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줄거리도 또한 조선 시대 왕실의 골칫거리인 사고뭉치 왕자를 세자로 만들어야 하는 중전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슈룹’은 순우리말로‘우산’을 뜻한다. 훈민정음의 해례본 용자례(쓰임예) 중에 "슈룹爲雨傘(위우산)”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것으로 보아 조선 초기는 물론 그 전부터 우산을 ‘슈룹’으로 불러온 것으로 보인
어릴 적에는 어찌 병치레를 많이 했던지 난 늘 어머니 아버지의 근심거리 자식이었다.어느 날 손바닥이 가려워서 긁었더니 이튿날부터 엄지손가락 안쪽에 염증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바늘은 쇠붙이라 안 좋다”며 아버지가 집 옆의 오래된 탱자나무 가시를 가져와 염증 부위를 따고 고름을 빼냈다.그러나 자고 나면 또 그 위에 고름이 생겼다. 손이 자꾸 부어오르자 다시 고름을 빼고 하얀 광목 헝겊으로 싸매고 다녔다.하루는 아버지가 형님을 시켜 나를 데리고 큰집 옆에 있는 병원에 다녀오게 했다. 큰아버지가 손바닥을 보더니 바로 병원으로 데리고 가
수년간 백제금동대향로[아래는 줄여서 ‘백금향’이라 쓴다]에 대하여 조사하고 연구해왔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과제를 얻었다.➀ 과연 백제 사람의 순수 창작품인가?➁ 작품의 작자가 성임금[왕]인가? 창임금[왕=위덕임금]인가?➂ ‘박산로[중국]’인가? ‘수미산[인도·불교]의 향로’인가? 박산로와 향로의 중첩물인가?이 글은 처음으로 세상에 소개하는 글이므로 상세한 것은 본격적인 연구로 다룰 수밖에 없다.지금《백제금동대향로의 진실과 그 비밀》[임시 제목]으로 음악학[중앙대 명교 전인평, 지식풍속학[공주대 명교 구중회], 물리학[공주대 명교
처서(處暑)는 24절기 중 하나로 입추와 백로 사이에 위치하며 매년 8월 23, 24일이다. 입추와는 다르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가을이 왔음을 실감 나게 한다.“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을 타고 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 기운이 성큼 다가온다.한여름 그렇게 시끄럽게 울어대던 매미 소리도 점점 자취를 감추어 가고,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피어오르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도 삐뚤어진다.’라는 말이 있다. 날씨가 선선해져서 모기도 활동이 뜸해진다는 뜻인데, 사실은
충남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자랑스러운 교육 도시 공주. 공주의 교육에 관한 역사는 유래가 꽤 오래됐다.1904년 공주 관료와 유지들이 후원금을 모아 사립 명화학교를 설립했다. 1906년에는 미국 감리교 선교사 윌리엄스가 영명 학교(현 공주영명중·고등학교)를 설립했고, 1922년 1월 22일에는 공주시 중학동에 공주 공립 고등보통학교(현 공주고등학교)가 설립됐다.그 뒤로도 1938년 공주 여자사범학교(공주교육대학), 1948년에 충남 도립공주사범대학(공주대학교)이 설립되면서 많은 인재가 공주시로 유입됐다.당시 교육의 열기는 문학으로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