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준비된

아스팔트 위

넓은 공연장

 

매미도 숨죽이고

얄미운 고양이도

먹이 찾던 비둘기도

물러나 흔적이 없다

 

식전 행사인 듯

어디선가 몰려온

수천 마리 맑은 발레리나들

 

퇴장할 땐

어미 닭 엉덩이 쫓는

노랑 병아리 발걸음이다

 

줄줄이 사라지지만

하나하나 빠짐없는

1초짜리 공연들

 

메인 행사를 기대하며

아스팔트 공연장을

말끔하게 청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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