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달도 숨어 조용한데
둥지는 어디 두고
물속에 길고 가는 다리 잠그고 서 있는가?
병실에서 가시는 날 기다리던 어머님 모습처럼
긴 목과 긴 부리는 먹이를 외면했는지
앙상한 몸짓마저 까맣다
흘러가는 물소리 아직 더 들을 게 남았나
멀리도 가지 않고
가까이 오지도 않고 귀 기울이는가
냇바람 어둡고 으슥하여
감기를 밀어내는지
가늘고 긴 목만 늘였다 놓고 늘였다 놓고
세상사 다 거기서 거기라는데
너만 홀로 낮도 밤도 없이
울음 한번 울지 않고 날을 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