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10월 2일 백제문화제 주무대에서 열린 공주문협 시낭송회에서 조은씨가 윤순정 시인의 '계백의 달'을 낭송하고 있는 장면

공주는 시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시인의 공주풀꽃문학관이 운영되고 있는 문학 도시로, 공주문인협회, 금강여성문학동인회, 공주여성문학회 등의 문학단체가 운영되고 있고, 시 창작반에서 시를 배우고 있으며, 시낭송가 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시화를 제민천변을 따라 전시하고, 시 낭송회를 펼친다면 멋진 풍경이 될 것이다.

제민천 주변의 골목길을 아기자기하다. 아직 개발의 손때가 덜 묻었기 때문이다. 이 길을 걸으며 발견한 풀꽃은 나태주 시인을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었고, 아직도 나태주 시인의 시심을 자극하고 있다.

가슴에 고운 시심을 간직한 시인들이 제민천을 따라 걸으며 시를 토해내고, 흐르는 물에 꽃잎을 띄우며 아름다운 시를 낭송한다면 어떨까 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팝콘 같은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봄 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작은 촛불을 켜고 인생에 대해, 사랑에 대해, 삶에 대해, 서로에 대해 주옥같은 시어(詩語)들을 주고받는다면, 제민천도 따라서 재잘거릴 것이다.

제민천은 위와 아래가 서로 통하는 공간. 제민천 위에는 치열한 삶이 있고, 제민천 아래에는 평온한 휴식이 있다.

낮은 곳을 향해 유유히 흐르는 넉넉함, 생명의 젖줄이면서도 티를 내지 않는 겸손함, 걸리는 것이 있으면 치우는 것이 아니라 비켜가는 지혜, 물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되, 자체적으로 정화해 나가는 성숙함을 지닌 물은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까지 곱다.

화사한 봄날 제민천벽에 걸린 시화를 보며 제민천의 흐르는 물소리를 벗 삼아 마냥 게으름을 피우는 것만으로도 멋진 힐링이 될 것이다.

고백하고 싶지만, 부끄러워서 말 못하는 어떤 사람이 자신의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시를 써서 제민천벽에 걸었는데, 제민천을 걷던 연인이 그 시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 설렘과 기쁨을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올 봄에는 제민천에 그런 시화가 걸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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