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인물 탐구 –사과의 화가 이광복③

이광복 화백은 공주고를 졸업하자마자 의정부에 있는 혼혈아 예술학교 미술선생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미군들의 초상화를 그렸다. 그런데 이광복 화백이 초상화를 몇 번 그리자 원장선생은 바로 그를 경계했다. 그의 그림실력이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원장선생은 이광복 화백에게 “왜 여기에 왔느냐?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느냐?”며 꼬치꼬치 물었다. 그리고 “미군들을 직접 만나지 말고, 자기 밑에서 그림보조나 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이광복 화백은 원장선생의 지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대학에 들어간 동생의 뒷바라지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광복 화백은 예술학교를 나와 미군부대소속 회사에 들어가 미군들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정작 자신은 대학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는데, 동생 뒷바라지를 자처한 이광복 화백은 ‘순진무구’ 그 자체였다.

옛날에 이광복 화백의 어머니는 흰엿을 사서 자식들에게 하나씩 나눠 준 적이 있었다. 이광복 화백은 자주 아팠고, 이로 인해 식욕이 없어 벽장에 올려놨는데 엿의 길이가 점점 짧아졌다.

동생이랑 누나가 조금씩 잘라먹은 것이다. 이광복 화백은 그것도 모르고 “이상하다. 왜 엿이 짧아졌지?”하고 고개만 갸우뚱 했다고 한다. 그런 맹추 같은(?) 이광복 화백이 제일 먼저 돈을 벌어 집안을 건사하게 된 것이다.

이후로 이광복 화백에게는 처절한 고통의 나날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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