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바람이 불어오고 푸른 하늘에 봉황산의 연두 빛이 춤을 추는 날, 2018년 5월 4일 오후3시에 있을 웅진시대 대통사 유물발굴현장의 설명회에 백제문화유적발굴탐방을 위한 설렘이라는 마음의 물결을 안고 반죽동의 작은 골목길을 찾아 나섰다.

이미 원효사 해월스님과 윤여헌 전 공주대학교 교수님, 한얼문화재단 조원창연구원님과 서정석 전 교장선생님, 그리고 발굴유적지 토지주 윤OO선생님과 그분의 가족들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나는 현장에 발을 딛고 2미터정도 파 내려간 발굴현장을 천천히 둘러보며 사진에 담아 보았다. 그리고 백제시대의 지면으로 추정되는 바닥면 흙을 밟아보는 감동을 맛보았다.

조금 후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 원경교구장스님께서 오셨다. 원경교구장스님께서는 한참을 둘러보시고 유물발굴단으로부터 자세히 설명을 들으시고, 대통사 발굴유물들에 대한 질문을 직접 하시면서 깊은 관심도를 보이셨다.

또한 감회가 남다른 표정을 지으시면서 현장탐방 설명을 듣기 위해 중학동사무소 2층으로 우리 일행은 이동했다.

여기에서는 미리 마련된 발굴유물 전시물과 준비된 유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한국사와 동아시아에서 당대 백제시대 대통사의 유물이 갖는 가치와 의미, 그 당시 대통사를 중심으로 웅진시대의 도시구조에 대한 해석과 백제를 통한 신라불교문화로의 영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

이날 한얼문화연구원으로부터 대통사 유물의 2만여 기와와 소조아라한 백제인소조상, 궁중건물을 상징하는 치미, 마루수막새 등 전시된 유물은 백제와 통일신라를 거쳐 고려시대와 조선시대까지의 시대별 유물을 보여주어 대통사가 고려 때까지 존재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에 감회가 새로웠다.

원경마곡사교구장스님은 설명을 들은 뒤 향후 보존관리에 대한 처리절차와 문제점 등 대통사 유물관련 질문을 직접 질문했다.

또한 해월스님은 이 자리에서 발굴유물에 대한 토지주님께 본인의 집터에서 대통사관련 유물이 나온 점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직접 말씀을 들어보자고 제안했다.

토지의 주인인 윤선생님은 이에 흔쾌히 동의하시고 앞으로 나오셨다.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무슨 말씀을 하실지 모두가 숨죽여 긴장하며 침묵이 흘렀다. 나 또한 긴장된 순간이었다.

우리는 백제문화를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로 말한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는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으로, 그 의미는 매우 고귀한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백제문화의 유물위에 세워진 집에서 살아온 사람답게 토지주 윤선생님의 유물발굴에 대한 소감은 더 감동적이고 위대한 울림을 주었다.

토지주는 “유물이 발견돼 앞으로 한옥 집을 지을 수 있겠나하는 주변지역민의 부정적인 말씀과 인식이 있었지만, 본 토지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박물관에 잘 보존, 관리, 전시되었을 때 자손들에게 본인이 살던 집터에서 발굴된 의미와 가치를 물려줄 수 있어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문화재청과 공주시가 합리적으로 잘 처리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유물들을 보러 찾아오는 공주시민과 대한민국 국민들께 행복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백제문화가 갖는 이미지의 힘만큼이나 백제인의 후손다운 아름다운 토지주님의 말씀이었다.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모든 사람들은 큰 박수갈채를 보냈고, 마곡사 원경교구장스님께서는 토지주님께 “고맙습니다” 라는 인사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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