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붙잡고 흔들리는 풍경이 그러하듯

밤을 놓아 주지 않는 달빛에 펼쳐 놓은 문장

그 언저리에

꽃잎과 꽃잎 사이 찬 이슬 떨어지는데

 

입술과 입술이 끌려가듯

꿰매놓은 커튼 사이로 유혹하는 저 빛

분별없이 몸은 바깥으로 자꾸만 기울어

문턱을 넘어서는데

 

담벼락에 기대어 제 그림자 안고 포옹하는 백합

때때로 나타나 내 마음 쑥대밭으로 끌고 가는

너는

이 밤이 짧다 할 터이지.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