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나태주

세상에 처음 태어난 그냥 그대로

소년의 가슴이요

소년의 눈빛이요

소년의 그리움

그 가슴과 눈빛과 그리움으로

세상을 그리고

세상을 사랑하고

끝내 세상을 껴안았네

나무를 사랑하되

나무를 상처 나지 않게

산과 강물을 사랑하되

산과 강물을 슬퍼하지 않게

다만 겸손히 공주의

산하를 그리고 싶었지만

그 산하 한국의 산하가 되고

드디어 세계의 산하가 되었네

소년이여 영원하라

칠십 먹은 소년

이제는 팔십 먹은 소년

앞날에 구십 백 년의 소년

소년의 넋을 모아 그림이여

그대 더욱 영원하라

소년이 세상에 없는 날, 그날에도

오래오래 살아서 영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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