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놈(년)은 세상에 살 때
네명의 부인(서방)과 살았다지?

그래 재미가 좋았느냐?

예 염라대왕님

이번에 저승 구경 오면서
어찌하여 네명의 부인과 안 오고
저 허름한 여인과 왔느냐

예 대왕님

제일 아끼던 넷째는 쌩둥맞게 돌아 서고
다음 아끼던 셋째 역시 아는 체조차 안하고
둘째 부인은 문밖까지만 따라 나오더니
들어 가서 뭘 하는지 야단스럽습니다.

그럼 같이 온 처자는 첫째더냐

예 대왕님

있는 지 없는 지
돌아봐 주지 않던 여인인데
끝까지 나를 따르겠다고 하여
저승길 험한 곳에 동무하였지요

인간 세상의 정리가 어찌 그렇게 무정하더냐.

예 대왕님
같이 가겠느냐 물으며 보니

넷째는 제가 틈틈이 보약도 먹이고
좋은 옷 가방 신발 화장품도 사주며
제일 아껴 주었건만 나 죽었소 하고 누워
꼼짝도 안하지 뭡니까

셋째는 더 합니다

네가 나를 좋아 했지
나는 너를 좋아한 적 없다며
넷째도 저리 안가는데 내가 왜 가냐며
손사래를 치고는 쳐다도 안봅디다.

둘째 역시 나 간다 하니
두세두세 모여들어 장례를 치르는 듯
이삼일 반짝 하더니 배웅을 하는 듯 마는 듯
되돌아 가 저희 일상으로 돌아 갑디다

하 기가 막혀서 나는 누구를 동무하여
저승길 머나 먼 길을 가는가 하고 탄식하는데
얼굴도 가물가물한 첫째가 나서서 부지런히
가방을 싸짊어지고 따라 나서는구먼요

ㅎㅎ
오면서 첫째가 하는 말이
넷째 고것이 뭣이냐 하면 바로
서방님 몸뚱아리입니다.

아무리 사랑하고 받아도
저승길에는 같이 못가지요.

셋째는 그동안 당신이
땅문서 등기 문서 통장 금은 보화 등
이웃과 친지와 아귀다툼을 하면서
긁어 모은 재산이며 집과 논 밭입니다.

걔네들 하는 말 들어 봤지요
나는 너를 좋아한 적 없다 소리요.
그놈들 많으면 자식놈들 버리기 꼭 알맞지요

둘째는 처자권속 형제 이웃들입니다.
아무리 애걸복걸 사랑타령을 늘어 놓았어도
죽음 길에는 아무도 뒤 따르지 않지요

다만 문밖 전송을 하고 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고 살지요.

하면서 첫째가 묻습니다.
서방님은 이렇게 말하고 따르는

내가 누군지 알기는 하시나요

대답을 머뭇거리고 있으니

저는 당신입니다
저는 당신이 살아 온 행위입니다
당신이 짓고 받은 업입니다

저는 당신 가는데는
지옥불이라도 달게 받고
저는 당신 향하는 곳이라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림자 같지요

그런데 당신은 몸과 재물과 가족에만
크게 마음을 기울이고
자기가 짓는 업 즉 카르마는
어떠한 선악 곡선을 그리는지 돌보지 않았지요.

그러면서 그러는군요

염라대왕 앞에 가서는 거짓을 말하지 말라고.

대왕님 전 업경대라는 거울에는
당신이 살아 온 날들이 거울처럼 비치니
그저 바르게 살지 못했음을 실토하고
처분만 기다린다 말하세요


천하에 대통령병이 걸린
열다섯 도적놈들은 듣거라

너희들은 국민의 마음이라는 거울 앞에서
거짓을 고하지 말지니
국민들의 눈과 귀가 바로 허공이요 대지며
바람이요 물이니라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선거일이
너희들이 염라대왕 업경대 앞에 서는 날이니
며칠 남지 않은 이 순간에라도
너희들의 악업이 있다면 드러내고 참회하고

그중에 단 하나에게
마지막 국민을 위해 봉사할 기회가 주어지면
혼신을 다하여 국태민안을 이루고
나머지 녀석들은 조동이 닥치고
찌그려 암말 말고 있거라.


첫째 부인 마음도
헤아리지 못한 얼치기 녀석들이
어찌 몸인 국가를 다스리고
재물인 경제를 되살리며
가족인 국민을 위한다
말로만 떠들고 다니느냐

염라대왕은
그래도 너는 부인이라도 잘 만났으니
내가 너를 어디로 보내겠느냐
네 앞길이 저승 오는 사이에
높은데는 낮아지고 험한데는 평탄해 졌으니
그저 너는 네 갈 길로 가거라
하고 업경대를 엎어 놓았다 하지요

대왕이 전하는 말입니다.


세상 사람들아
황금백옥이 귀하다 말하지 마라

그렇게 말하는 그대들 마음에
허물어 지지 않는 삼보가 갖춰져 있으니
부지런히 염불하여 무상 보배 간직하라

허튼 말 허튼 짓에 속아서
한세상 허망하게 살고 보면
죽은 뒤에 차려 놓은 만반진수들이
살아 생전 나눈 따뜻한 차 한잔과

부드러운 말 한마디만도 못한 줄 알것이니

죽으면 썩어 없어질 이 몸
놀려 먹느라 애쓰지 말고
촌음을 아껴잘 활용하여
부지런히 보시하고 애어하며
이행 동사섭으로 복과 덕을 쌓으시라


세상은 요지경이라
청안 청락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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