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을 열어 제치고 해를 본다
나무가 걸어 들어오고 하늘도 속까지 훤히 보인다
공간을 나누었지만 벽 사이로
투명하게 사물이 드러나는 유리창
무색투명하기까지 얼마나 숨 가쁘게 달려왔을까
 
산다는 것은 어긋나는 것
커다란 바위 덩어리가 흔들리고 휩쓸려서
이리저리 뒹굴고 부딪히고 깨어지며
갈고 갈리어 마침내 작은 모래알
얼마나 많이 세상을 떠돌았을까
 
종내는 몸을 녹여 모래알의 세계에서는
세상을 보는 것을 포기한 내력으로
사람들이 차지한 공간 너머의 세상을 보여주고
스스로를 볼 수 있게 거울이 된다
만들어진 허구 속에서 나를 비춰본다.

유리창을 닦으며 나를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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