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경 (스토리텔링 작가/ 전주대 연구교수)

내가 사는 계룡산 상신마을 - 신야도원 전통문화마을 센터에서는 2016년 9월 9일 별밤의 축제를 열었고, 2016년 9월 10일에는 12가구가 참여하는 전통주 경연대회를 열었다.

이틀 동안 나는 열일을 제쳐두고 축제에 참여했다. 별밤의 축제에서는 오후 7시에서 8시까지 운동장에 있는 무대 위에서 상신어머니합창단들과 함께 “베틀가” 공연에 동참했다.

평균 80세의 노령임에도 상신어머니합창단의 “베틀가”는 계룡산 정상까지 우렁차게 들릴 정도로 어머니들의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베틀가” 공연이 끝나고 온 세상이 어둠이 내려 깜깜해지자 충남과학고등학교 김영태 지구과학 선생님을 위시하여 7명의 천체 관측 전문 지도를 맡은 학생들이 가족 단위로 참여한 <천체관측캠프> 참여자들에게 대형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하는 방법을 친절히 가르쳐 주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오빠가 어린 소녀에게 "천체 관측을 잘 했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모습에서 나는 미래의 아름다운 꿈을 발견했다.

나는 이날 문득 계룡산 상신마을의 하늘을 쳐다보다가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의 첫 구절이 생각났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별은 자꾸 나에게 꿈을 꾸게 한다. 삶이 고달파 자꾸 꿈을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하늘의 별은 나에게 “star"가 된다는 것의 진정한 소중함을 진지하게 일러준다.

삶은 나에게 단 한 번도 녹녹한 적은 없었지만, 별을 헤일 수 있는 이런 밤이 있다는 사실로만으로도 다만 난 행복했다.

특히 별밤의 축제 때 천체 관측 전문 지도를 맡은 학생이 나의 핸드폰에 깔아 준 “별지도(Sky Map)" 앱을 보면서 비로소 나는 일상사에 지친 나의 머리를 들어 무수한 하늘의 별들을 쳐다보는 진정한 힐링(healing)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또, 9월 10일에 열린 12가구가 참여한 전통주 경연대회에서는 김영선 반포면 면장, 우영길 공주시의회 부의장, 무령왕 네트워크 정영일 회장 등 많은 분들이 오셔서 직접 시음에 참여해 자리를 빛내 주었다.

이때 우리 상신어머니합창단 단원들은 별밤의 축제에 이어 다시 한번 노익장(老益壯)의 힘을 발휘했다. 오전 11시, “상신웃다리농악” 공연 후에 상신어머니합창단은 “베틀가” 뿐 아니라 “충청도 아줌마”, “녹수청강”, “개나리 처녀”, “삼다도 소식”, “창부가” 등 다양한 노래를 선보였다.

어느 마을에 가도 정말 흔하게 볼 수 없는 귀중한 공연이었다. 나는 늘, 상신어머니합창단의 공연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 세상사에 시달려서 힘이 쪽 빠져 있다가도 불끈 다시 힘이 솟는다.

나는 지금도 자꾸 흥얼거린다. 우리 계룡산 상신마을의 연예인 - 유소제 어머니가 부른 “충청도 아줌마”~~~.

▲ 2016년 9월 9일, 별밤의 축제 천체 관측하는 모습과 2016년 9월 10일, 12가구 출연 전통주경연대회 공연 모습
 <충청도 아줌마 - 가수 오기택>

와도그만 가도그만 방랑의 길은 먼데 / 충청도 아줌마가 한사코 길을 막네 / 주안상 하나놓고 마주 앉은 사람아 / 술이나 따르면서 따르면서 / 네 설움 내 설움을 엮어나 보자 /서울이고 부산이고 갈 곳은 있지만은 / 구수한 사투리가 너무도 정답구나 / 눈물을 흘리면서 밤을 새운 사람아 / 과거를 털어놓고 털어놓고 / 새로운 아침 길을 걸어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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