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얼마나 될까 싶을 정도로 질리도록 지는 해를 봤다. 그리고 또 다시 일출을 보게 됐다.

돈황을 벗어나면서 난주로 향하는 기차는 비교적 한산했다. 창밖으로 보이던 사막의 황량함이 조금씩 사람의 흔적으로 변하면서 난주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기차로 난주까지 오면서 얼마나 중국이 급속히 변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난주는 해발 1,500m로 황토 고원과 몽신고원 중간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200년 역사의 별미라고 하는 난주 우육라면을 먹었다. 이 음식은 청나라 건륭황제 때 유명한 주방장이었던 마보우가 대중음식으로 개발한 것으로 하루에 소비되는 양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밀농사를 주로하고 있는 이슬람교를 믿는 회족들들이 많아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종교적인 특성을 고려해 쇠고기와 양고기 요리가 이들의 식습관에 맞게 개발되어 대중화되었단다.

거리 어디에서나 회족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금방 수타면으로 끓여주는 난주 우육라면을 비롯한 호텔식을 조식으로 맛나게 먹고난뒤, 오전 10시 「감숙성박불관」으로 향했다.

이곳은 일찍이 한나라의 죽간, 항하문명과 불교예술품을 비롯해 로마시대의 은접시, 이슬람코란, 이란의 동전 등 실크로드의 유물 35만 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서 우리는 다시한번 활발하게 무역과 문물이 오갔던 화려했던 그 시대의 유물과 생활상을 되짚어볼 수 있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여정 중에서 가장 뜨거운 날씨라고 느껴지는 하루, 난주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는 「백탑산」 케이블카를 타러 향했다.

이 탑은 티베트에서 징기스칸에게 파견된 승려가 병을 얻어 사망하게 되자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높이17m, 7가 8층으로, 그곳에서는 많은 절들과 이슬람사원, 난주 시내가 한눈에 훅 늘어와 시원한 아름다움을 더해줬다.

황하강에서 1907년 독일인 기술자에 의해 건설되었다는 최초의 철교인 중산철교를 거닐었다. 붉은 황토물이 다리밑으로 시원하게 흐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오가며 백탑산에 자리잡고 있는 공원과 사찰, 사원을 방문해 그들의 안녕을 기원하곤 한다. 우리는 중산철교를 뒤로 하고 인자한 항하를 품고 있는 「황하모친상」으로 향했다.

어머니 품에 살포시 안겨 천진스럽게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을 형상화한 「황하모친상」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난주를 출발 서안에 도착했다.

8일째 서안에서 마지막 여정을 마무리하다

우리가 공주를 출발해 처음 도착했던 서안에서 다시 공주로 돌아가기 위해 서안의 중심거리를 돌았다. 이번 실크로드의 7박8일 여정은 신선한 고원지대로 떠나는 최고의 피서여행이었다.

하서사군의 하나인 「장액」, 아름다운 단하지모 계곡이 펼쳐져 감탄사를 연발하게 해 주던 「칠채산」, 만리장성의 서쪽 끝에서 서역으로 향하는 끝자락을 오래도록 모래사막에서 바라보게 만들었던 “천하제일웅관”인 「가욕관」 등 실크로드의 화려함이 그대로 다가오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그 정점에는 동서양의 교역과 문화교류가 가장 왕성하게 펼쳐졌던 실크로드의 오아시스로 불리는 「돈황」에서 그 시대를 가늠해보며, 현재 중국의 급속한 개발 상황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천산남로 서역남도의 시발점이었던 「양관」과 감숙성 성도인 난주 등은 눈 깜짝할 사이에 그 발전의 중심을 걷고 있었다.

공주로 향하는 버스안에서 다시 해지는 고속도로를 달리며 느낀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좁은 영토였는지를 실감한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신문을 통해 접한 사드 배치와 중국의 남중국해 분쟁 완패 기사가 1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미 중국의 거대하고 급속한 발전은 오랜 지하역사의 보물을 간직한 만큼 세계인들의 무서운 존재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천리마'라는 명마를 가졌던 말에 대한 애증이 넘치는 민족으로, 또 다시 전 세계의 명차 브랜드를 대거 M&A하는데 열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웨덴의 대표 자동차 볼보가 저장성 지리자동차에 넘어간데 이어 사브가 중국의 팡다와 영맨로터스자동차에 1억 유료에 팔렸다고 한다.

지금 중국의 말로 실크로드를 달렸던 그 마음으로 바다와 사막을 향해 비행기처럼 빠른 고속철도망을 건설하고 있다. 아마도 얼마 안되어 우리는 그 도로망을 통해 또 한번의 실크로드를 달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번 여행은 ‘어마어마’한 중국의 급속 건설현장과 풍력,화력,태양열 발전소 등을 쉽게 접하는 실로 원없이 발전을 꿈구는 현실을 볼 수 있었다.

7박8일 실크로드 여행 중 사막의 한가운데에서 단비를 만났듯 그 기우가 우리에게 좋은 기운을 불러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공주에 도착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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