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야에서 불경기라고들 합니다. 우리같이 산에 사는 사람 눈에도 결코 경기가 좋거나, 넉넉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지난 저녁 멀리서 오신 거사님 가족과 시내서 칼국수를 먹는데 “참으로 맛있게 드셨다” 하시며 가족들이 좋아하십니다. 내 보기에도 그 정도면 맛이 좋습니다.

그런데 거사님의 아드님 하는 말이 “ 님 저희 사는 고장에도 서너 테이블로 칼국수를 시작한 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맛이 있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다보니 한 달 뒤에는 옆의 가게를 더 얻고, 다시 몇 달 뒤에는 가게를 더 늘리더니, 일 년이 안가서 뒤쪽으로 터를 사서 4층 건물을 지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연신 줄을 서서 차례가 되도록 기다리면서도 즐거워했는데, 4층 건물을 올리고 나서 식당에 가보니 예전과는 영 맛도 아니고, 양도 많이 줄었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그 가게를 좋아해서 온 가족들이 자주 가서 이용하였었는데, 음식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 한번은 주인에게 그런 의견을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집 주인은 “우리는 저울에 정량을 달아서 국수를 끓이므로 손님이 염려하시는 그런 일은 없다” 며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잘못 없다”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런 대답을 들으면서 다음번부터는 그 집이 아닌 다른 식당을 찾기 시작했고, 얼마 안 지나서 그 가게가 망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내가 해 주는 말을 들으면서 설령 자기네 가게의 방침이 변한 게 없다 해도 손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아, 예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한 점이 보이면 언제나 말씀해 주십시오” 하며 자신들에게 무엇이 달라졌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됐더라면 그렇게 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저희가 발길을 끊은 다음부터는 그 옆을 지나며 보아도 눈에 띄게 손님들이 줄어들더니 결국은 가게를 새로 짓고 이년여가 안되어 문을 닫으니 세상에 살다보면 그런 일도 있습니다.

맛도 좋아야 하겠지만, 손님들에게는 마치 어머니가 끓여 주신 칼국수 같은 느낌에, 실컷 먹고도 약간 남음이 있어 보이는 때가 손님도 북적거리고 좋았는데, 조금 넉넉해 진 뒤로는 정량만을 고집하다가 한순간에 망해 버리고 말았으니 사람들 마음이 돌아 서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쓰디 쓴 약은 입에는 쓰나 몸에 좋고, 쓴 소리는 귀에 거슬리나 자신에게 좋으니, 충고의 말을 들으며 감로수 마시듯 하면 어려운 일도 쉽게 이겨내고, 난제를 만나면 귀인이 와서 도울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불경기라고 한숨만 쉬는 가게가 있는가 하면, 손님이 줄을 이어서 쉴 사이가 없이 장사를 하는 집도 있습니다.

기왕에 내 집에 오시는 손님에게 내 가족 같은 마음으로 맛있게 먹고,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작은 배려가 사업의 성패를 가름합니다.

식당 같은 장사도 그렇지만, 사람을 상대 하는 크고 작은 모든 업종과 업체도 친절과 노력 그리고 배려라는 세 가지 조건이 마치 솥단지의 세 개의 발처럼 준비된 자세면 크게 성공은 차치하고라도 한숨은 쉬지 않을 것입니다.

무언가 잘 안 된다 싶을 때 원인을 밖에서 찾지 않고 자기를 돌아보며 문제를 안에서 찾아내는 지혜로운 눈길이 있을 때 그 사람이나 기업은 성공할 것입니다.

칼국수 한 그릇에도 작은 행복이 있듯이 세상 곳곳에 행복과 만족, 감사와 미소가 넘치는 그런 연말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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