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들이 괴로움을 받는 것은
지도자의 법이 바르지 못한데 있다오.
그러므로 아시요.
지도자가 나쁜 행을 하면
백성들도 따라 할것이요.
마치 소떼가 물을 건널때처럼.
길잡이 소가 바르게 가면
그 뒤를 따르는 소도 모두 따르나니
그것은 길잡이 소를 따라가기 때문이요.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아서
대중들에게는 반드시 길잡이가 있나니
만일 길잡이가 바른 법을 행하면
그 뒤를 따르는 이들은 말 할 것도 없다오.

-증일 아함경-

비록 짧은 경구이지만, 지도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잘 밝혀주고 계신 가르침입니다. 웃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도 그에 버금가는 우리네 속담이라 볼 것이니 스스로 밝고 맑고 선한 연후에 남들에게 선하기를 권할수 있는 법.

정치적인 지도자의 도덕성과 청렴성,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검은 손이 내미는 유혹과 결탁하지 않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를 따르고 믿는 사람들로서는 크나큰 복이 된다 하겠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지도자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직언할 수 있는 충신 가졌다면, 그 또한 지도자의 큰 복이라 할 것이니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인간상을 말함입니다.

크거나, 작거나 무언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 속에는 반드시 해결책이나 해답이 있으니 자세히 관찰하고 면밀히 살펴서 그 때 그 때 바로 해답을 찾아내는 것이 정석입니다.

그저 두리 뭉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애매모호하게 지나는 것이 습관화되면 결국에는 작은 문제가 국가의 안위를 뒤흔드는 큰 문제로 변화하기도 함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때 지도자의 역량과 올바른 판단이 어떠냐에 따라서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 갈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모두를 불행으로 이끌고 들어가는지에 대한 몇 가지 관건 가운데 중요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주변에 간신배나 아첨배만 득실거리면, ‘삼인성호 한다’는 말처럼 지도자는 바른 눈을 잃고,
바른 소리를 듣지 못하고 헤매게 될 것이니 크게 한번 죽을 각오로 툭 터놓고 뛰어난 인재를 구하여 나라를 살릴 수 있는 현명한 지도자와 선량들이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무릇 지도자가 되는 사람은 원효대사의 행을 본 받으라 하고 싶으니 대사는 대승기신론소를 지은 해동의 고승으로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런 대사가 어느 때 자신을 숨기고 대중스님들이 경전을 공부하는 도량에 공양주를 살러 들어가니 아무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강원의 학인들은 마침 ‘기신반’이었는지 원효대사가 지은 ‘기신론소’를 가지고 갑론을박하며 공부를 하는 가운데 대사의 가르침이 얼마나 수승한지 논하는 중에도 학인들은 대사가 지어 올린 밥을 한철 내내 먹으며 공부하도록 대사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합니다.

다만 공양간에 하루에 한번 누룽지 얻으러 다녀가시는 방울스님이란 이름의 노장님만 대사를 알아보고 대사가 도량을 떠나려 할 때가 되어서야 “화엄종주가 지어준 누룽지로 한철 잘 살았습니다”하고 인사를 하니 오히려 원효대사가 덕과 수행이 깊으신 고승이 머물고 계셨음을 알아보지 못한 것을 자책하였다고 전합니다.

그처럼 현인과 달사들은 도처에 모습 없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눈과 귀를 활짝 열어두고 입을 조심하면서 원효대사와 같은 마음으로 상이 없는 도리의 수연행을 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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