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가 끝나고, 입학을 위한 전쟁(?)을 해야 하는 시점. 여전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가 보였다. 바로 언론사들의 입시관련 인터뷰였다.

난이도, 입시전망, 대입전략 등을 가이드 하는 인터뷰는 거의 사교육 전문가들이었다.

지난 달 12일 아침, 저녁방송에 진학상황을 알리는 전문가 인터뷰도 그랬고, 15일자 SBS 와 16일자 MK 매일경제도 일제히 중앙, 종로, 대성 등 사설학원 원장 또는 담당 평가이사를 내세워‘입시전망’을 평가하는 인터뷰를 싣고 있었다. 여타 내로라하는 언론매체들도 이에 뒤질 새라 야단들이다.

이처럼 언론사의 인터뷰는 거의 대부분이‘사설학원’관계자들이 독차지하고 있었고, 공교육 전문가는 그 어느 방송에서도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이것이야 말로‘공교육’의 장을 언론이 홀대하고 있다는 반증 아닌가? 만일 언론이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있다면 ‘공교육 전문가’에게 중요한 수능에 따른 분석, 전망은 물론 ‘대입전략’까지도 인터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사설학원이 오히려 그 분야에는 전문가’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 이러한 지경이니 공교육이 뒷전에서, 소 닭 보듯 할 수밖에 없는 지경으로 내몰리고 마는 것이다. 언론이 공교육의 직무유기를 유도하는 꼴이다. 교육의 정체성 차원에서 보았을 때 심각한 언론의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언론만 탓할 일인가? 물론 그건 아니다. 이제는 공교육에 몸담고 있는 교사들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자성하고, 진학 전문성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공교육을 활성화시키려면 관심 축을 언제나 그 곳, 즉 ‘공교육’에 두어야 한다.

또한 사교육 소식을 일체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강단을 보여야 한다. 적어도 1년만 이런 식으로 언론이 유지한다면, 자연히‘사교육’은 발붙일 자리를 마련하지 못할 것이다.

‘발상’을 ‘공교육 정착’에 두는 이러한 획기적인 조치에 언론이 앞장서서 나서야 한다. 2011년의 입시를 끝으로 모든 사교육홍보를 언론에서 배제하는 일대 ‘언론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다행히 전국의 고교 교사 700여 명이 회원인 전국 진학지도협의회가 학원과의 대입상담·진학지도 경쟁을 선언했다.

일선 고교 데이터를 취합해 대학 배치기준을 만드는 등 학원보다 더 질 높은 대입 가이드 자료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학원에 내줬던 진학 상담과 지도 역할을 학교와 교사가 되찾아 오는 일에 큰 역할을 해야 한다. 대학 진학 상담과 지도의 사교육 의존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수능이 끝나고 본격적인 입시전쟁이 시작되면서 사교육업체의 입시설명회장은 연일 북새통이다.

복잡한 전형 방법으로 갈피를 못 잡는 수험생과 학부모를 겨냥한 수십만, 수백만원짜리 입시컨설팅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마디로 학생의 대학 진학지도에 학교와 교사는 뒷전이고, 학원이 군림하고 있는 꼴이다.

지금까지 현장에서 세밀하게 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data-base)화, 숨죽이며 열정을 다 바친 노하우를 가진 전국의 그 우수한 진학 담당교사들은 다 어디 있단 말인가?

이런 상황 역시 공교육의 왜곡현상이다. 대학 진학 상담과 지도 역시 고교 교육의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움직임을 계기로 각 학교와 교사가 진학지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진학담당 교사와 고3 담임교사들은 입시요강 등 입시 관련 자료를 철저히 분석하고 공부해 진학지도 전문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진학지도 교사 연수, 학부모 대상 진학설명회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갈 필요가 있다. 진학지도 교사가 입시를 모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의 몫이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게다가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선에 있는 교사가 더 더욱 전문성을 겸비해야 한다. 스스로 자기 자리를 지키지 못하여, 사교육에 공교육의 권위를 잠식당하는 우(愚)를 더 이상 범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