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공주에서는 대백제전과 맞물려 고마나루 향토연극제, 충남민속축제 한마당에 이어지는 제17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 제51회 한국민속예술축제, 공주 알밤축제, 제4회 공주 신상옥 영화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선보이고 있다.

공연장에도 대 인기몰이를 했던 수상공연 '사마이야기'에 이어서 마당극 '미마지', 충남교향악단과 합창단이 출연한 교향시 '백제'에 이어서 뮤지컬 '신털이 봉의 사랑'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그 외에도 공주문화원에서 주관하는 '명사와 함께 하는 공주여행'이 명사특강과 함께 이어지고, 시에서는 ‘금강달빛별빛 이야기’라 하는 명사초청 토크 콘서트가 무려 17회나 이어지고 있다.

공주시민으로 산다는 것이 행복한 가을이다. 나는 가능하면 시간을 내어 참석하곤 한다. 나를 위해 이렇게 엄청난 시설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프로그램을 만들고 무료초청을 해 주는데 참석하여 수저만 들면 영양가 있는 문화 양식을 먹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교향시 '백제' 연주회에는 작시자 나태주 문화원장으로부터 정중한 초대를 받았다. 참석하겠다고 전화를 드렸더니 맨 앞줄 20여석을 마련했으니 앞으로 오시라는 친절을 받았다.

시작하며 들어가기도 했지만 분야마다 VIP(초대 손님이나 관계자)가 있는 법, 적당한 자리에 앉아 감동을 나누었다. 물론 필자도 VIP라면 VIP이다. 공주시 기독교 1만 명이 넘는 단체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공주시 행사에 가서 VIP대우를 받아보기는 드물다. 그동안 우리 기독교가 자리한 위치가 그 정도라는 생각으로 반성하는 계기로 삼는다.

문제는 사진을 좋아해서 앞자리에 앉았다가 뒤늦게 공연관계자가 와서 “이곳은 VIP자리이니 자리를 옮겨 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이다.

시장, 시의원, 기타 높으신 분들을 나는 존중한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자. 민주화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그들을 뽑는 유권자가 VIP이며, 그들은 시민을 섬기는 봉사자이다.

꼭 필요한 두세 자리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적당한 자리에서 보면 될 일이다. 차라리 미리 VIP석이라는 표시를 해 두던지, 한참 시작하려는 분위기에 위와 같은 경우를 당하면 기분이 상한다.

다음은 부여에서의 일이다. 공주에서 수상공연이 대인기였다고 해서 부여공연을 보고 싶었다. 딸아이를 시켜 서둘러 입장권을 구하려 했으나, 인터파크에서는 벌써 매진돼 있었다. 부여에 아는 분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현장에 가면 입석도 있고,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부여로 향했다.

입장권은 역시 부여에도 없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VIP들이 들어가는 곳과 일반 관람객이 들어가는 문이 구분이 되어 있었고, 표가 없어도 VIP는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부여공연장에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오면서 “나도 VIP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그런데 정말로 오늘은 VIP를 모신다고 한다. 우리 사회 소외계층과 함께 하는 대배백제전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부여 수상공연 ‘사비미르’ 마지막 공연을 10월 12일 오후 7시 30분 부여군민 중 ‘국민기초수급자 가족을 위한 밤’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조직위 측은 부여 사비미르는 11일 공연을 끝으로 일반 유료 공연을 마감하고, 12일에는 우천 등으로 공연시작이 늦어진데 따른 부여군민위안 공연으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과도한 관람객 입장에 의한 사고 등을 우려, 부여군민 중 기초수급자 가족들을 위한 밤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이날 공연과 관련, 부여군내 국민기초수급자 대상자 가운데 부여군 사회복지과의 협조를 얻어 초대권을 발급, 그 소지자에 한해 입장토록 할 계획이다. 참으로 VIP다운 VIP들이 멋진 공연을 보고 대백제전에 함께했으면 좋겠다.

문제는 차도 없고,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어떻게 공연을 보게 될 지 하는 것이다. 지자체에서는 차량 등 세심한 배려로 소중한 분들을 진정한 VIP로 잘 모시게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명실 공히 이번 대백제전이 모든 국민을 VIP로 모시는 성공적인 문화행사가 되어 당초 목표치인 260만 명을 넘어섰다는 숫자만의 성공이 아니라 국민문화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는 멋진 대백제전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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