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마구치시(山口市) 시민교류단이 지난 20일 공주를 방문했다. 지난 3월 18일 공주시 시민교류단이 야마구치시를 방문했었는데 …. 두 어 달 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이었다. 그들과 만나는 순간 공주시민교류단원들은  입이 아닌, ‘포옹’으로 말했다.

20일 공주시청에서 만난 공주-야마구치시민교류단

양 도시의 시민교류단은 버스를 타고 정안 고성리를 향했다. 두 달 전에 시장주재 만찬이 계획돼 있었지만, 야마구치 시민이 공주를 방문했을 때 공주시장은 공주에 없었다. 그래서 엉겁결에 공주시민교류단이 첫날부터 만찬에 합류하게 되는 뜻밖의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마음이 무척 착잡했다. 야마구치 방문 시 그곳에서의 환대가 준 부담 때문이다. 공주시의 의전, 장소선정 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다. ‘만찬’은 했지만, ‘만족’하진 못했다.

만찬이 끝나고 우리는 찜질방에 가서 뜨거운(?) 맛을 보여주려 했으나, 일본인들은 때밀이에게 몸을 맡기러 목욕탕에 가길 원했다. 좋아 한다고 한다. 때를 미는 기술이 있다면 일본진출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음날인 21일 아침 9시부터 야마구치시민교류단과 일정을 함께 했다. 공주시민교류단은 백제복, 또는 한복을 입고 시청현관에서 도열, 야마구치 시민교류단에게 박수로 환영했다. 공주시민교류단이 일본에서 받았던 환영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방식이었다.

공주시와 야마구치시의 시민교류단 환영방식은 서로 달랐다. 야마구치시의 경우 공주시민교류단을 버스 안에서 10분정도 기다리게 했다. 그리고 시청으로 안내했다. 시청 현관부터 환영식장으로 향하는 복도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청공무원들이 나와 박수로 맞이했다. 우리가 버스 안에서 10여분을 기다려야 했던 이유를 알게 됐다.

한국은 IT강국이다. IT강국의 배경에는 한국인의 성격이 급해 ‘빨리빨리’하지 않으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 한몫하고 있다. 환영식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름대로 시청의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

환영식이 끝나고 십자수체험을 하기 전에 동영상을 보는 시간을 가졌다. 동영상은 일본 방문 시 찍었던 사진들을 오래된 영화스타일로 편집, 제작했다. 자리가 숙연해 지더니 일부 일본교류단은 눈물을 보였다. 추억은 추억을 근거할 만한 자료가 있을 때 살아나는 것.

십자수 만들기 시간. 기자는 아무것도 보여줄 것이 없었다. 대신 카메라에 십자수 체험 장면을 담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것이라도 보여주기 위해서.

공주시청 정영미씨가 야마구치시민교류단에게 십자수를 놓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어진 김치 만들기 시간. 역시 주부들이라서 그런가? 도마와 칼을 보더니 생기가 넘쳤다. 몸을 빨갛게 치장한 김장 속이 절인 배추에 몸을 맡긴 겉절이를 입에 넣는 순간 일본시민들은 메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 한국의 메운 맛을 보여준 공주 시민들은 좋아라하고 키득키득 웃으며, 이 장면을 즐겼다.

공주시민교류단 허현주씨가 야마구치 시청 하라다상에게 겉절이 시식을 권하고 있다.

점심을 먹고 공주재래시장으로 일본방문단을 안내했다. 일본인들은 폐백음식에 관심을 가지더니 구절판을 구입했다. 그리고 즉석에서 구운 김을 시식해 보더니 구입했다. 일본에서는 한국 김이 단연 인기다. 재래시장을 보고 난 교류단은 석장리 박물관으로 이동, 관람했다.



21일 저녁. 모처럼 만찬다운 만찬을 하고 공주시민단은 망가질(?)준비를 마쳤다. 사물놀이 공연. 점고부터 시작해 공연을 시작했다.



온 몸에 땀이 흐르고, 팔이 아프도록 사물을 두들겼다. 장구, 징, 북 모두 상쇠에게 말은 못하고 ‘스톱’을 애원(?)했지만 애써 나는 외면했다.



사물놀이 장단에 맛(?)이 가고 있는 일본시민교류단의 흥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일본교류단은 “감격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작전 성공이었다.



이날 하루공연을 위해 공주시민교류단은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신평철 강사로부터 사물놀이를 배웠다. 일본인에게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여주자는 취지에서의 발상이었다. 난 상쇠를 맡기로 했다. 꽹과리를 잡아 본 경험은 전혀 없었지만, 과감히 도전했다.

공주시민교류단은 배운 내용을 복습하기 위해 그날 밤 고마나루 야외무대에서 연습을 시도했다. 그러나 바로 중단했다. 고마나루 야외무대에 있는 집에 소리가 들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연습장소를 의당에 있는 참나무 가든으로 이동, 연습했다. 꽹과리와 장구를 맡은 기자와 전홍남 공주시민교류단장은 일요일을 반납하고, 경치좋은집에서 추가 연습을 실시했다.

공주에서의 마지막 점심식사를 마치고 야마구치시민교류단을 보내야 했다. 그들이 버스가 눈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부디 공주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담아 가기를 바라면서.

공산성 금서루에서 백제의상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야마구치시민교류단.

공주시민교류단은 이번 야마구치시민교류단에게 김치 만들기 체험, 사물놀이 공연, 백제 복 또는 한복입기, 재래시장 방문 등을 통해 한국적인 것, 공주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여러 번 만나 토의를 거쳤고, 시행방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단원 하나하나의 이미지가 공주시민전체의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고자 했다. 물론 평가는 야마구치시민교류단의 몫이다.

야마구치시민교류단 가운데 일부는 사이트번역기를 통해 공주뉴스를 보고 있다고 한다. 기자도 야마구치시청 홈페이지를 가끔 접속해 본다. 좋은 세상이다. 그들이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공주를 찾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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