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석
김행석

숲에는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다

큰 나무만 사는 것도 아니다

숲이 그리워 멀리서 바라만 보다가

숲을 만나러 숲속으로 들어가니

숲은 보이지 않는다

어떤 숲은 산등성이로 올라가 조용히

마을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어떤 숲은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

마을 어귀에서 걸음을 멈추고

사람 사는 모습을 지켜보고 서있다

외롭고 지친 사람들이 찾아와 울면

워-워- 바람소리로 감싸주고

때론 등을 토닥여 주기도 한다

지나고 보니 알겠다

큰 나무만 숲이 되는 것이 아니듯

잘 난 사람만 사람 노릇하는 것이 아니듯

키 작은 나무도 멧새도 직박구리도

다 함께 숲이라는 것을

함께 어울려 따뜻한 숲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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