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다는 것은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라고 외치며

아침 6시 13분, 어둠을 뚫고 기차가 들어온다.

뿌우웅 경적을 울리며 치익칙 역으로 돌아온다.

이번 역은 조치원, 조치원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왼쪽 출구에 줄을 서자 애인이 귓속말을 한다.

역 주변의 출산율이 왜 높은지 아느냐고 농을 던진다.

6시 13분 경적소리에 잠에서 깬 사람들이

그 시간에 다시 잠들 수 있을까?

우리도 역 주변에 방 하나 얻어 볼까?

아침 햇빛 속으로 주먹만 한 연분홍 복숭아들

주렁주렁 제 모습을 드러내며 웃고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것이 아니라던 애인이

만져지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라며 내 손을 쥔다.

한때는 별을 보려고 어둠을 기다린 적이 있다.

지금은 북극성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새로운 별이 북극성에 올랐다는 것도 안다.

북극성은 생각보다 밝지 않다는 것까지 안다.

기차에서 내려 조치원역 광장에 서 보니 보인다.

낮에도 반짝이는 별이 있다는 것을.

태양은 언제나 저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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