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철 작가의 장편소설 『해루질』이 등출판사에서 발간됐다. 강 작가의 23권째 출간서이자, 소설로는 10권째인 이번 작품은 60년대 서해안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2,000매 분량의 방대한 서사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 소설은 마을의 다양한 인물들이 날줄 씨줄처럼 엮이며 사연을 펼쳐내지만, 특별한 주인공이 없는 게 특징으로, 바닷가를 낀 아낙네들과 머슴살이 청년들,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도시로 식모살이 나가는 고단한 현실들이 배경 화면처럼 펼쳐진다.

할아버지와 주정뱅이 노인, 노름 중독자 등이 동시에 등장하는데 6.25 전쟁의 후유증으로 시달리는 눈사람 아줌마 사연이 가장 아프게 다가온다.

해루질, 오줌싸개, 망둥이 지키기, 장애 소년이 의지하던 지팡이 감추기, 국민교육헌장 암송, 축구 시합, 함께 먹던 밥, 소녀들의 가슴둘레 검사 등의 사연과 6.25전쟁의 상흔과 베트남전쟁의 후유증까지 그 모든 숨겨진 사연들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며 독자들을 몰입시킨다.

그의 소설은 소소한 갈등에 끊임없이 시달리다가도 화해의 출구를 마련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박용주 시인은 “문장을 넘길 때마다 청춘의 기쁨과 슬픔, 따뜻한 삶에 대한 애착을 영화처럼 이끌어간다. 지루할 새 없는 스타카토의 문체가 더 그렇게 만든다. 그러니까 강병철 작가는 끝없이 삶을 해루질하는 작가”라고 말한다.

강 작가는 83년 『삶의 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85년 무크지 『민중교육』에 단편소설 「비늘눈」을 발표하면서 4년 동안 해직교사의 길을 걷는다.

강병철 작가는 충남 서산 출생으로, 소설집 『비늘눈』, 『엄마의 장롱』 등, 장편소설로 『닭니』 등을 발간했다.

시집으로는 『유년 일기』, 『하이에나는 썩은 고기를 찾는다』 등 여러 권이 있다. 산문집으로 『선생님 울지 마세요』 등을 발간했으며 교육산문집 『넌, 아름다운 나비야』 등을 기획 집필했다.

2001~2010년까지 청소년 잡지 『미루』 발행인을 역임했으며, 대전과 충남에서 작가회의 지회장으로 6년간 활동한 바 있다.

또한 충남 공주와 서산 등에서 36년 동안 국어교사로 재직했으며 한남대, 배재대 등에 출강했다.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