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언으로 차 우립니다
물 끓이면 시간 걸리겠지요
함께 더 있으려
천천히 하렵니다

그대 푸른 이마 선선하여
빈 방 물 따르는 소리
푸른 빛 비친
찻잔 스민 온기 건넵니다

마음이 향으로 날아올라도
잎이 떨어지듯 나락나락 내려앉아도
흔들리는 대나무 그림자 지긋 눌러 봅니다

그대 눈에 내린 안개
새가 되어 숲으로 날아가고
뒤 곁 바람 스치는 대나무
찻상 위 글썽이는 모란꽃 되니
실없이 찻잔을 감싸
한가히 웃습니다

그대 눈매 쌉싸름하니 끝에 남아
살짝 날개 짓
아파도
차 오래 끓어 기쁘네요.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