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곳을 향해 흐르는 소롯길 개울처럼
저물녘 산책길 걸음마다 마음을 한 점 한 점 부려놓는다
봄부터 피고 지는 들꽃들에게 오래도록 눈 맞춰 바라보는 순간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모를 몇몇 해오라기
물가에 외발로 서서 긴 목을 구부려 물음표를 찍고 있다
나는 지금 생의 어느 때를 지나고 있느냐?
지상에서 일어났다 스러지는 모든 일
어제와 오늘이 그저 왔다가는 일상의 날이 아니란 것
물들어 가는 저녁놀이 시시때때로 서산을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