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감 시시비비 따져야

어느 자리나 그 자리에 알맞은 사람이 있다. 그 직위를 수행할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을 ○○감이라 부른다. 사윗감.시장감.대통령감 등을 말한다.

바탕이 되는 재료의 뜻으로도 ○○감이라 한다. 이불감.양념감.땔감 등이다. 심지어 어떤 일의 대상이 되는 사물이나 도구에도 ○○감이란 것이 있다. 장난감.놀잇감.하루아침 해장감등이다.

오는 12월19일 대선과 함께 울산시교육감 재선거가 치러진다. 첫 직선제인 만큼 관심과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예비후보 등록에서부터 후보자 등록신청에 이르기까지 절차 또한 까다롭다. 정당공천제가 아니라서 선거운동 과정도 만만치 않다. 선거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면 당선이 돼도 ‘도로아미타불’이다.

그래서 지난 13일 울산시선관위는 교육감 출마 예정자를 불러 모아 후보자 등록 안내 설명회를 열었다. 물론 투표 당일 전까지의 선거일정과 선거운동 방법 등이 자세히 소개됐다.

예상했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입후보 예정 당사자는 물론 지인이나 친인척 등 70여명이 설명회장을 가득 메웠다. 선거사무장이나 사무원으로 자신의 신분을 밝힌 인사도 있었다. 직접 참석한 예비후보군(群)에는 지역사회에서 알만한 인물들이 포함돼 있다.

현직으로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만 6명이다. 일선 교사에서 사립학교 교장까지, 교육위원도 2명이나 됐다. 나머지 3명도 전직 부총장이거나 학장.교육위원으로 경력이 상당하다.

짜맞추기라도 한 듯 이번 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할 예상인물 18명중 9명은 설명회에 직접 나왔고 9명은 대리인을 참석시켰다. 대리인 등 4명은 선거사무 관련자로 자칭한 사람들이었고, 나머지 5명은 지인이나 친인척으로 드러났다.

불참한 9명의 예비후보들의 면면 또한 범상치 않다. 전직 교육감에다 학장, 교육계에 평생을 바친 전.현직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관록면에서는 어느 누구도 녹록하지 않다. 그만큼 이번 울산시교육감 재선거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21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됐으니 실제적으로 선거전이 시작됐다고 봐야 옳다. 후보자 등록이 있는 11월25일과 26일 이전은 예비후보자 선거운동기간으로 정해 제한적 선거운동만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미 선거전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교육감 재선거는 대선과 똑같은 일정으로 치러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투표율에서도 울산지역 유권자들의 대선 투표참여가 그대로 적용되게 돼있다.

따라서 정당공천이 배제돼 있다 해도 정당 선호도와 정치권 입김이 교육감 선거의 당락을 좌우할 개연성이 높다. 후보자는 대선에서 유리한 정당에 접근하게 돼있고, 정치권 역시 직.간접적으로 특정후보를 교육감으로 밀 가능성이 높다.

자칫하면 정권 또는 정당의 하수인이 울산교육계의 수장으로 봅일수 있다는 얘기다.

이때문에 울산시교육감은 교육감감으로 자질이 검증돼야 한다. 평소 이리저리 정치권에 기웃거렸거나 감투쓰기 좋아하는 사람은 배제돼야 한다. 교육자로서 소신과 철학도 없이 이눈치 저눈치 살피는 무능력자도 후보대열에서 솎아내야 한다.

 ‘안다니 똥파리’처럼 이분야 저분야, 이 자리 저자리를 전전하는 토착인사도 허용해서는 안된다. 사학비리의 온상, 그 중심에 섰던 인물도 배책해야 옳다.

그리고 유권자들의 옳은 선택을 위해 학부모단체나 시민사회가 나서야 한다. 노리개도 감이 있고, 양념에도 감이 있는데 교육감도 교육감감의 시시비비가 가려져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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