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태화강 생태 복원을 위해 많은 행정력과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다. 전문성이 미치지 않는 분야는 외부의 힘을 빌리기도 하고 시민의 여론도 끌어 모았다.

그래도 시행착오가 발견되면 그때그때 보완하거나 수정하는 열의까지 보였다. 이런 노력 끝에 현재 태화강은 옛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사라진 물고기가 돌아오고 예전에 없던 물고기도 보금자리를 틀고있다.그속에서 사람들도 헤엄치고 있다.

자연생태란 인간이 파괴하거나 교란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손에 의해 다시 살아날수 있다는 사실을 태화강은 뒤늦게 우리에게 일깨우고 있다. 비단 울산시 뿐 아니라 현재 4개 구 단위 기초단체도 도시환경 정비사업에 많은 노력을 기우리고있다. 도심속 소하천을 새롭게 손질하고 소공원을 단장하고 있다.

구민들이 즐겨찾는 곳이나 자주 이용할수 있는 휴식공간에는 친환경적 으로 주변여건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도시녹화사업이나 생태환경 조성이야말로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한정된 예산을 쪼개 이같은 사업에 열중하고 있는 기초단체가 있는가 하면 막대한 예산으로 되려 환경을 파괴하는 기초단체도 있다. 재정자립도가 높고 예산많기로 소문난 울주군이다. 예년의 경우도 늘 그랬지만 올해 벌이고 있는 울주군의 수해복구 공사현장을 보자. 이건마치 70년대 군사정권 때의 '국토개발공사' 나 다름없이 거칠다. 지난해 태풍으로 집중피해를 입은 울주군 상북면 일원의 복구현장은 70년대 그 시절의 무지막지식 공사를 보는 듯 하다.

울산에서 가장 오래 전 가장 높은 곳에 집단취락이 구성된 곳은 상북면 소호리이다. 해발 1000m가 넘거나 버금가는 고헌산(울주 7봉)과 백운산이 마을을 에워싸 경관이 수려하고 지금도 물이 흔한 곳이다. 곳곳에 버들치와 퉁가리. 자가사리등 토종물고기가 서식하는 1급수 냇물이 흐르고 있다. 이번 수해복구공사에서 그 개울이 볼품없는 하천으로 변했다.

개울 폭은 더욱 넓어졌고 둑은 모두 밋밋한 시멘트 옹벽으로 세워졌다. 바닥은 평평해지기만 했을뿐 도무지 울퉁불퉁한 곳이 없다. 제 바닥에 널브러져있던 자연석도 온데간데 없다. 장비로 움직일수 있는 왠만한 반석은 옹벽기초로 쓰였거나 현장에서 깨어져 석축 쌓는데 사용됐다. 외부에서 싣고온 석축용 돌도 현장에서 깨뜨려져 쓰여지기도 했고 버려지기도 했다. 옹벽자체도 기초에서 부터 상단까지 모두 세멘트 범벅인데다 2m 높이의 직각이다.

이런 하천 환경에서 아무리 생존력있는 물고기도 살아남기 힘들다. 벌써부터 이곳 물고기가 바닥깊이 숨었거나 어디 먼 곳으로 피난들을 갔다. 일사분란하게 축조된 수직옹벽 때문에 사람들조차 하천 접근이 어렵게 됐다. 마치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 하천뚝이 피해를 입은 냥 제방 모두가 절벽이다. 복구에만 급급한 나머지 하천생턔계와 경관은 철저히 무시한 결과다. 어디 이뿐인가.

여러 가닥의 물길이 한 곳으로 쏠려 상습 수해를 입는 곳은 팽개치고 멀쩡한 자연하천에는 볼썽사납게 옹벽을 쌓으려 설쳐대기도 한다.

'우는 아이 젖 많이 주는 식' 으로, 무슨 연줄을 타거나 엄살을 부리면 그 땅의 복구공사가 우선이다. 공사를 선정하거나 발주하는 담당공무원들도 예산을 마치 자기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양 선심을 쓰고있다. 예산집행도, 공사도, 사후감독도 모두 즉흥적이고 주먹구구식이다.

군수는 울주7봉 1000m 고지에서 노는데 직원들은 정신이 나간채 아직도 하천바닥만을 헤매고 있다. 이런 울주군에 '울주 7봉'을 맡겼다가는 '큰 코 다칠일'만 생길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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