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인들의 비 민주주의, 내로남불 두 얼굴에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노동자와 소수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정부가 들어섰지만, 노동자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인정받고, 사회적 안전망 안에 편입되며, 소수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동등한 배려를 받을 길은 멀어 보인다.

4년제 대학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소득격차 증가, 4년제 대학 ‘인 서울’ 학생과 그렇지 않은 4년제 대학 학생의 격차, 20대 남성의 안티페미니즘으로의 결집,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인해 공무원과 공사 입사 준비생들이 느끼는 박탈감,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성폭력 및 추행 책임에 따른 보궐선거 공천들이 이러한 현실을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다.​

국민들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국회를 보며 대의 민주주의를 불신하고 있다. 그리고 4년에 한 번 투표를 하는데도 바뀌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국가를 보며 불안감과 무력감을 넘어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정치에 대한 혐오감까지 품게 됐다. 정의는 고사하고 불신만이 판치는 극도의 위험천만한 한국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금태섭 전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정치는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게임이 아닙니다. 우리 편이 20년 집권하는 것 자체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수도 없습니다. 공공선을 추구하고 우리 사회를 한 단계씩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선의를 인정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한 일이라도 옳은 것은 받아들이고, 스스로 잘못한 것은 반성하면서 합의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나갈 때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게 됩니다. 특히 집권여당은 반대하는 사람도 설득하고, 기다려서 함께 간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당연한 주장인데, 그는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정당에서 배척당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했다.

이제 국민들은 패거리 문화의 정치 후진성 비난과 함께 새 인물의 등장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실망만 하고 있어야 할까. 우리는 광복 70년 만에 선진국 진입, 세계 8위의 경제 대국, 세계 7위의 무역 대국, 동·하계 올림픽과 월드컵을 모두 개최한 스포츠 강국, 한류 드라마에서 K-Pop, K-food, KOICA(한국국제협력단)까지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강국, 기대수명 5위의 건강 대국, IQ 순위 1위의 교육 강국, 인터넷 및 SNS 보급률 1위의 ICT 강국, UN사무총장 WHO사무총장 세계은행총재 세계무역센터총재 등을 배출한 글로벌 인재가 많은 나라, 전쟁을 극복하고, 분단의 긴장과 위협을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은 정신 강국이다.


그런데 왜 우리의 놀라운 강점들은 빛을 발하지 못하는가. 내면에 깊은 자긍심이 없는 성장일변도의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물질적 풍요를 감당할 내면의 성품이 부재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치의 후진성과 함께 자신감도 없고, 쉽게 패배주의에 빠진다.

이제라도 우리는 우리의 강점에 대해 자긍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강점이 빛을 발하게 하는 원동력, 즉, 상황을 반전시킬 국가비전이 절실하다.

일찍이 세종대왕은 조선의 비전을 ‘여민락, 치화평, 취풍형’이라 표현했다. 행복과 평화와 풍요를 통해 정신문화가 꽃피는 사회를 꿈꾸었던 것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평화가 우리로부터 온 세계로 실현되는 나라, 전 국민이 온 세계로부터 신뢰를 받는 성인이 되는 나라’를 꿈꾸었다.


국민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도덕적으로 깨끗한 나라, 고결한 성품을 지닌 리더십을 갈망한다. 도덕성의 뒷받침이 없는 이념논쟁은 사라져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부정적 분위기의 늪에 빠져있다. 따라서 지금은 고상하고, 매력적인 국가 비전이 절실한 때이다.


여야가 서로를 격려하는 나라, 대통령과 국민이 서로에게 공을 돌리는 나라, 노사가 상생하는 나라, 교사와 학생이 상호 신뢰하는 나라, 공무원과 경찰과 군인들이 인정받고 존경받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이 나라가 행복한 나라가 되고 절대 긍정의 문화가 생성되려면 세상의 빛으로 부름을 받은 정치인들이 국가비전을 세우고, 이를 완성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지금처럼 내로남불에 앞장서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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