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늦은 밤 그녀의 울음이 홈통을 타고 내려온다
현관에서 알코올 냄새가 진동하고
그녀의 울음은 불이 붙어 활활거린다
오늘도 오장육부가 다 타들어가도록
희망이 재가 될 때까지 풀썩 주저앉는 소리가 아래층까지 내려앉는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맨몸으로 그 장대비 같은 아픔을 다 맞나
이웃들은 그녀의 무른 성품을 말하기도 하였다
암흑의 방에서 계절이 바뀌어도 절망이 자라도
어린것들 때문에 이혼도장을 찍지 못하고
장대비에 온몸이 젖어도
사람이 변하는 건 사람의 일이 아니라고
그녀는 날마다 무릎을 꿇고 손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