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자의 동작치유 열다섯 번째 이야기

봄바람이 봄을 시샘한다. 움츠려든 어깨에 노란 나비가 앉을 듯 살랑대는 봄바람에 설렘으로 가슴이 떨리던 날은 끝내 며칠 가지 못하고 비가 내리더니 또 비가 오려는지 숨소리는 무겁기만 한 것이 분위기가 영 을씨년스럽다.

이미 59년을 검증받은 몸인지라 느낌이 그렇게 말한다. 꽃피는 봄이 이를 시샘하는 추위를 견디어 내야 하듯 나도 봄바람의 가슴앓이를 감내해야만 한다. 그래도 좋다. 봄이 아닌가.

나는 봄바람과의 동행을 허락한 봄바람에게 고맙다고 답례하듯 빙빙 돌며 춤을 춘다. 내 멋대로의 움직임, 바람을 따라 팔랑개비처럼 또 돌아본다.

오른쪽으로 빙빙~, 왼쪽으로 빙빙~, 59살의 놀이치고는 참으로 근사하지 않은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기억했던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가 본다.내가 살던 교동 향교 앞 (교동 180번지)길을 향해 돌아가 본다. 이것을 나는 동작치료의 열다섯 번째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해보기 : 좌우로 손을 대칭으로, 발을 대칭으로 한다.

우로 빙~빙~, 좌로 빙~빙~,

그리고 바로 서서 생각과 함께 호흡을 정리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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