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풀 같은 그녀의 몸에서 갯내가 난다

힘에 부치는 노동이 만들어낸 살 냄새

푹푹 빠지는 갯벌에 몸피보다 더 큰

함지박을 끌고 다니는 등 굽은 섬

밀물이 들어오면 잠시 가물거리다가

썰물이 되면 어김없이 섬이 되었다

뼈마디는 해풍에 풍화되어 동굴은 깊어가고

태풍이 몰아치는 날이면 우우 신음이 들린다

철없는 어린 것들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

비를 피하기도 하고 게 발에 무명실을 묶어

달리기 시합을 시켰다

가끔씩 덤으로 얻은 밴댕이며 망둥이들은

달라붙는 쇠파리들을 어쩌지 못하고

찢겨진 채반에서 제멋대로 말라가고 있을 때

육중한 파도에 옆구리가 패이고

푸석한 동굴은 자꾸만 무너져 내리는데

무너져 내리는 벼랑 끝에서도

해당화 꽃은 피어 모섬을 밝히고 있었다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