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할머니가 그러셨지요

맨 몸으로 상경 고학하던 시절

포목가게 주인 먼저 피난 가고

홀로 남아 끝까지 가게 지키다

몸에 광목감고 나선 피난길

총알 앞뒤로 스치는 죽음 속에서

광목 풀어 부상자 묶어 주며

예까지 왔더라고

니 애비 독하다고

독하게 그 모진 겨울을 난 것이

어디 나 뿐이었냐고

당신은 말하지만

눈물 닮은 저 꽃

차마 당신의 무덤가에는

심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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