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공주 스토리텔링(143)

▲ 김미경(스토리텔링 작가/원광대대학원 문화콘텐츠전공 교수)

아마도 2014년 1월과 2월 중 어느 날이었을 것이다. 나는 매서운 바람이 불던 제주도에서 오로지 “제주 해녀”들의 삶과 생활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이쪽저쪽을 기웃거리며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때 마침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 위치한 어느 시인 집에서 머무르고 있던 후배가 한번 방문해 보라고 연락이 왔다.

나는 부랴부랴 혹시 있을 “제주 해녀”의 단서를 찾기 위해 그쪽으로 급하게 차를 몰았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일본과 예민하게 서로 “해녀”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경쟁하는 국면에 놓여 있었을 때라 나는 시의성([時宜性)을 고려해야 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빨리 “제주 해녀”가 “일본 아마” 보다 훌륭한 점을 찾아야만 했다. 그런 조급한 마음이 계속 나를 동분서주하게 했으며 밥도 거르게 하고, 잠도 설치게 했다.

그런 나를 위해 후배는 서울에 계시다는 집주인이 허락한 공간에서 된장찌개를 대접한다. 맛있게 먹고는 집주인의 방명록에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홀연히 그 집을 나왔다.

그때 집주인이 “이명수 시인”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인연인가. 2017년 11월 18일, “공주문인협회”에서 주최한 “제16회 웅진문학상” 시상식에서 바로 제주도 집주인 “이명수 시인”을 만난 것이다.

너무 기쁜 나머지 큰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알고 보니 나는 이미 그 분과 오랜 전에 여러 차례 만난 인연이 있다.

내가 1989년, KBS 방송국의 방송작가로 여러 프로그램을 집필할 때 그 분과 이미 만나서 인사를 나눈 적도 있고, 같은 PD랑 일한 적도 있으며 박목월 시인의 아드님인 서울대 박동규 교수를 서로 알고 지낸 사이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단(詩壇)의 대선배님이시다.

자세히 보니 젊었을 때 모습이 생각난다. 그 분은 내가 많이 변해서 잘 못 알아 봤다며 웃으신다. 후훗~ 어렸을 때 마광수 교수도 인정한 “몸짱”이었던 내가 이제 너무 비만해진 탓이리라.

하여간 나는 이날, 평소 존경하는 조동길 교수님, 나태주 시인님 그리고 이명수 시인님 등 대한민국의 쟁쟁한 대표 문인(文人) 분들을 모시고 함께 식사할 수 있어서 마냥 행복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2014년 매서운 바람이 불던 제주도의 겨울을 떠올려 본다. 그러니 이미 여러 교수들과 함께 발행한 『한국 민속연희와 공연문화(한국공연문화학회 지음, 민속원, 2015.12.31.)』라는 책에도 실린 “제주 해녀들의 삶과 생활을 활용한 공연 스토리텔링 연구”라는 나의 논문이 생각났다. 그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2017년 11월 18일, “공주문화원”에서 열린 “제16회 웅진문학상” 시상식 때 심사평을 하는 이명수 시인의 모습 및 행사 후 회식 자리에서 “공주문인협회” 조동길 지회장과 나태주 시인 및 이명수 시인의 모습>

 

<제주 해녀들의 삶과 생활을 활용한 공연 스토리텔링 연구 : 김미경 (Mi Kyung Kim)>

한국공연문화학회(구 한국고전희곡학회), <공연문화연구> 31권0호 (2015), pp.89-122

스토리텔링, 문화콘텐츠, 제주 해녀, 아마,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제주 해녀들의 성산포 공연 스토리텔링, 빅 킬러 콘텐츠,

<한국어 초록>

본고는 우리 민족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화 속성들을 파악한 다음, 우리의 고유한 문화원형(Prototypes) 중에서 특히, 무형문화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을 중심으로 어떻게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잘 활용하여 문화콘텐츠(Cultural Contents)로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Brand)를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 궁극적인 연구 목적을 두고 있다.

21세기 강인한 여성의 대표주자로 바다에서 삶을 살아가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제주 해녀들의 삶과 생활을 어떻게 스토리텔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보고, 그들의 중요한 가치를 추출해 내고자 했다.

2013년 12월 19일, 문화재청 무형문화재분과위원회는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한국대표 종목으로 제주 해녀문화를 등재 신청하기로 심의 의결했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의 “아마(Ama)”라는 해녀의 추격이다. 일본은 “아마”를 등재하기 위해 폭넓은 국내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가 긴장하지 않으면 세계인들이 제주 여성의 강인한 생명력을 담고 있는 바다의 어멍 - “해녀”라는 소중한 우리의 독특한 무형문화유산의 이름을 알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시의성(時宜性)을 고려해 제주 해녀들에 대해 통시적인 관점과 공시적인 관점을 접목시켜 연구해 보고자 했다.

특히, 현재 제주 성산포에서 실제로 공연되고 있는 제주 해녀들의 성산포 공연 스토리텔링을 찬찬히 살펴보고 앞으로 제주 해녀들의 삶과 생활을 활용하여 더욱 풍부하고, 다양한 공연 콘텐츠를 담아내는 스토리텔링 연구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고자 했다.

이는 제주 해녀들의 공연 스토리텔링을 개발하여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빅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데 그 궁극적인 목표를 둔 것이다.

<출처 : 한국학술정보(주) - http://kiss.kstud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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