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태주 시인

공주에 사는 사람치고 공주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그러한 사람 가운데 한 사람. 그야말로 ‘공주 사랑주의자’ ‘공주 지상주의자’다.

 ‘공주가 아름다운 것을 남들이 알까 무섭다’고까지 말하는 사람이고 ‘공주가 아름다운 고장임을 공주 사람들만 모른다’고까지 반어법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나는 그렇게 말로만 공주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날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공주의 골목골목을 누비는 사람이고 공주의 오래되고 허름한 식당의 음식을 사랑하고 공주 산성시장의 비릿한 생선 내음과 왁짜한 시골 사람들의 목소리를 사랑하는 사람이고 또 세종시나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사람들을 적극 미워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뿐이랴. 금강 물을 사랑하고 공산성을 사랑하고 눈을 들어 굽이굽이 공주의 산천을 눈물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아 좋다, 참말 좋다"고 감탄하는 사람이고, 다른 고장으로 잠시 여행 떠나거나 하루치기 강연을 하러 공주를 등졌다가도 돌아오면서 이젠 됐다,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안도하는 사람이다.

어찌 나만 그러하랴. 공주 사람이면 누구나 다 그러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사랑하는 공주가 요즘 많이 변했다. 무엇보다도 경관이 변했고 또 땅값이 크게 올랐다.

특히 공주의 구시가지 강남지역이 그렇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공주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제민천을 잘 가꾸었고, 반죽동 봉황동 묵은 골목을 예스러우면서도 멋스럽게 가꾸었기 때문이며, 여러 가지 문화적인 요소를 촘촘히 끼워 넣었기 때문이다.

이게 저절로 되었겠는가? 누구가의 노력과 애씀이 있었을 것이다. 시시콜콜 우리들이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의도와 수고가 숨었을 것이다. 그래서 정취가 달라진 것이고 외지인들이 찾아와 감탄하도록 아름다워진 것이고 더 나아가 구시가지 땅값이 오른 것이다.

우리는 이쯤에서 결과만 보고 좋아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래서는 진정 공주사람다운 공주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변해가는 공주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고, 우리들 스스로 이러한 공주를 위해 더욱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미력이나마 이러한 공주를 위해 애쓰는 마음과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공주시청의 시장님을 비롯하여 간부들, 공무원들이 하나같이 고생을 많이 했다. 어떤 시대나 장소, 상황이든지 변화나 발전이 오려면 견인차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 사람들은 미래를 보는 눈을 가진 사람들이고, 출중한 추진력을 갖춘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공주도 마찬가지다. 우리들 시민들이 모르는 어떠한 면까지도 그들은 알고 일을 펼쳐나가는 것일 터이다.

이렇게 골목골목만 변한 것이 아니라 공주의 큰 거리도 많이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고, 외지 사람들과 빈번하게 접촉하는 사람이므로 그들로부터 "공주가 참 예쁜 도시다, 변하고 있다" 그런 말을 많이 듣는다. 앞으로도 공주는 당분간 변화가 있어야겠다. 그래야 공주가 더욱 좋아지는 공주가 될 것이다.

나 스스로 옛것을 무던히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무한정 옛것만을 붙들고 고집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는 변해가는 세상과 발을 맞출 수 없다.

옛것을 사랑하는 마음도 조금쯤 내려놓고 새로운 공주, 변해가는 공주에 대해 박수를 보내면서 이렇게 공주를 날로 바꾸어나가는 분들에게 용기를 보태주어야 할 일이다.

날마다 변해가는 공주를 눈부신 마음으로 바라본다. 내일날 변해있을 공주를 꿈꾸는 마음으로 기대한다. "공주 시가지를 개편해주십시오!" 내가 했던 부탁이다. 이러한 부탁을 잘 들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한다.

공주의 제민천 풀을 깎아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고, 제민천 모퉁이 땅 쪼가리 땅에 남몰래 꽃씨를 묻어주어 여름 가을 내내 예쁜 꽃을 보게 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한다.

이라한 마음이 또한 아름다운 공주를 진정 아름다운 공주로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