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마도사는 며칠 전의 꿈을 되새겨보았다. 지금도 꿈이 너무 생생했다. 오랜만에 고마 할머니가 나타나 그에게 눈부신 꽃 한 송이를 건네주곤 미소를 지으며 사라지는 꿈이었다. 그런데 꿈속에서 그 자신이 푸른 수의를 입고 있어 매우 낯설어 보였다. 평생 걸치고 다닌 넝마는 어디에도 없었다.

넝마도사는 며칠을 두고 곰곰이 생각했다. 고마 할머니의 계시가 틀림없었다. 넝마도사는 이제 새 시대가 오고 있음을 느꼈다. 역사 속에 깊이 잠들어 있던 고마세계가 기지개를 켜며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 계기를 넝마도사가 직접 감방 안으로 들어가 마련해주기를 고마 할머니는 계시하고 있었다.

감방은 새 생명을 품고 있는 자궁을 암시하는 것일까? 눈부신 꽃 한 송이는? 좌우지간 감방 안에서 새로운 사건이 잉태될 것이었다. 넝마도사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푸른 수의를 입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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