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란, 수필집 ‘짧은 시간 긴 여행’ 출간
박정란, 수필집 ‘짧은 시간 긴 여행’ 출간
  • 김광섭 기자
  • 승인 2017.08.2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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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담백’ 특징… 감동으로 다가와

박정란 시인이 수필집 ‘짧은 시간 긴 여행’을 출간했다.

박정란 시인은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고, 2007년 ‘수필시대’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엄마와 걷던 길’(2012년)이 있으며, 공주문인협회와 금강여성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풀꽃시문학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충남지회 회원이며, 2017년 현재 공주예총부회장, 금강FM방송 음악도시 리퀘스트 진행자, 공주 시낭송가 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충남문학발전대상 신인상(2008년)을 수상했다.

박정란 작가의 ‘짧은 시간 긴 여행’은 2007년 {수필시대}로 등단한 이후 첫 수필집이며, 공주대학교 체육학과 교수인 그녀의 남편에게 바치는 선물이다.

이 세상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한평생을 동고동락한 남편에게는 ‘사랑의 선물’처럼 더없이 기쁘고 즐거운 것이 없듯이, 티 없이 맑고 순수한 영혼으로 쓴 ‘짧은 시간 긴 시간 여’)은 한국문학상에서 기념비적인 수필집이 될 것이다.

남편은 요즘 연구실을 비우느라 한보따리씩 책을 나르고 있다. 어느새 이리 머리하얀 할아버지가 됐을까?

머릿속이 훤히 보이도록 꺼벙해진 머리를 보며 함께 늙어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제껏 아이들 뒷바라지,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고생했다면, 이제는 제2의 인생으로 하고 싶은 일, 하며 지내도록 뒷바라지를 더 해줘야 할까보다.

평생교육원에 재능기부로 테니스와 색소폰 초보 지도자로 등록을 했다는 남편을 보며 이제 쉬면서 여행이나 하지 싶었지만, 매사에 열정을 갖고 살아가는 남편을 보며 이 남자와 결혼한 것도 참 잘한 일이구나 생각해본다.

내게 참 고마운 남편이다. 문정희 시인의 시구(詩句)처럼 나와 가장 전쟁을 많이 한 남자이기도 하지만, 가장 밥을 많이 먹은 남자이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남자. 만나길 참 잘 한 남자이다.

늘 사양을 해도 차가 낡으면 새 차로 바꾸어주며 부족한 아내를 옆에서 응원해주는 남자. 그래서 내가 이만큼 잘 살도록 보듬어준 남자. 만나길 참 잘한 고마운 사람이다. /‘참 잘한 일’ 중에서

달리는 차 안에서 ‘하나님! 부처님! 살려주세요. 그이를 꼭 좀 살려주세요.’를 부르짖었다. 만약에 그이가 죽는다면 나는 아이들과 병환중인 어머니와 어찌 살아. 더군다나 종합보험도 안 들었을 터인데 그 다친 사람들 치료비며 죽은 사람도 있다니 보상은 또 어떻게 해야 하나? 앞이 캄캄했다.

나중에 남편에게도 미안해서 고백을 못한 이야기가 있다. 결국 인간은 모두 자기중심적인 것일까? 만약 남편이 세상을 뜬다면 ‘그이 불쌍해서 어찌하나’가 아니라 ‘나 어떻게 살아’가 먼저 떠올랐으니 얼마나 미안한 생각이었나. /‘[88년의 여름’ 중에서

“어머니! 그동안 내게 서운했던 것 다 잊고 편히 가셔요. 기저귀 갈 때, 어머니 엉덩이 닦을 때, 고무장갑 끼고 한 것 미안해요. 차갑다 하셨는데도 맨손으로 하지 못한 것 정말 미안해요. 귀찮고 힘들어 한 것 모두 용서하고 편히 떠나셔요. 천당의 아버님 곁으로요.”

나는 어머니의 차디찬 발목을 잡고 용서를 빌며 어머니를 보냈다. 내 손이 어머니의 맨살과 교차하는 순간 쌓였던 서로의 서운함들이 모두 녹아내림을 느꼈다. 옆에 있던 당신의 자식들도 내 눈물의 의미는 몰랐으리라. /‘어머니의 맨살’에서

우리 아이들은 차로 한 시간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으니 일주일이 멀다하고 종종 만나며 지낸다. 자주 만나 기쁨을 누리면서도 가끔씩 며느리들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시댁은 멀리 할수록 좋다는 말도 있는데 우리 며느리들도 스트레스 받으면 어쩌나 싶어서이다. ‘얘들아! 이번에는 너희들이 만나자고 한 거다.’라는 말로 확인을 시키며 결코 자주만남이 시부모의 강요가 아님을 강조해보고 한다. / ‘짝사랑’에서

나태주 시인이 [수필집다운 수필집을 만나 기쁘다]라는 발문에서 말한 바가 있듯이, 박정란 작가의 수필의 특징은 이렇다 할 꾸밈도 없이 솔직 담백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듯이, 한 여성작가의 삶의 체험이 진실 그 자체로 드러나고 이것이 더욱더 크나큰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꾸밈이 없다는 것, 솔직하다는 것은 이 세상의 모든 더럽고 추한 일, 아름답고 기쁜 일, 부끄럽거나 가슴 뿌듯한 일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 때문에 그만큼 용기가 필요한 것이고, 이 용기의 진실성이 현실주의의 전형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박정란 작가의 ‘짧은 시간 긴 여행’에는 이 땅의 딸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시어머니로서, 할머니로서, 또한 양가 부모님을 모신 딸과 며느리로서 일인다역의 감동의 드라마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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