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공주 스토리텔링(128)

김미경 (스토리텔링 작가/ 원광대 대학원 문화콘텐츠전공 교수)

정말 요즘처럼 숨 쉬기조차 힘든 찜통 같은 무더위를 견디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어디든 시원한 곳이라면 산 넘고 물 건너서라도 찾아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던 나에게 오히려 이런 땡볕에 “계룡산 둘레길”을 걷고 있다는 연합뉴스 남성현 차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공주시 반포면 송곡리의 어느 다리 밑으로 찾아오라는 것이다.

나는 도저히 이런 찜통더위에 이들과 함께 걸을 용기는 나지 않아서 냉커피를 준비해 얼른 반포면 상신리를 출발해 공암리의 둑방길을 거쳐 냇물을 차로 건너서 송곡리 다리 밑에 있는 이들과 극적인 만남을 가졌다.

차로도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닌 이 길을 “계룡산 둘레길”을 제대로 걸어 보겠다고 작정한 대전 KBS 방송국에 다닌다는 사람, 관세청에 근무한다는 사람, 개인 사업을 한다는 사람 등 여러 사람들을 이곳 공주시 반포면 송곡리에서 만났다.

저절로 존경심이 우러나왔다. “계룡산 둘레길”에 대해 확실하게 로드맵을 그리기 위해 이들은 적어도 한 달에 한번 씩은 “계룡산 둘레길”을 걷고 또, 걷는다는 것이다.

그래야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처럼 아름다운 “계룡산 둘레길”이 탄생된다는 것이다. 나는 갑자기 이들의 말을 듣다가 “계룡산 둘레길”이라는 이름에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뭔가 “계룡산”을 대변할 수 있는 우리 “계룡산”만의 스토리텔링 네이밍(naming)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여간 나는 이들의 “계룡산”을 사랑하는 열정에 탄복하며 “계룡산 스토리텔링 로드맵”을 만드는 일에 일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요즘 틈만 나면 “계룡산” 근처를 빙빙 돈다. 며칠 전에는 3년을 살면서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동학사” 쪽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냇물이 졸졸졸 흐르는 “계룡산 계곡”에 가서 발을 담갔다.

지상 천국이 따로 없었다.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신나게 물고기도 쫓고, 수영도 즐긴다. 나는 이런 행복한 광경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아름다운 “계룡산”을 미래 세대들에게 이대로 깨끗하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정말 제대로 된 “공주 계룡산 스토리텔링 로드맵”을 잘 그려서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며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지금처럼 내가 죽은 후에도 미래 세대들이 맑고 깨끗한 시냇물에서 물고기를 쫓고 수영을 즐기며 깔깔거리는 해맑은 웃음소리를 듣고 싶다. 

<공주시 반포면 송곡리 다리에서 “계룡산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과 필자의 모습 및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동학사” 계룡산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계룡산(鷄龍山)>

높이 845m. 차령산맥 서남부에 솟아 있으며, 금강에 의한 침식으로 이루어진 산지이다. 주봉인 천황봉을 비롯하여 연천봉·삼불봉·관음봉·형제봉·도덕봉 등 20여 개의 봉우리들이 남북방향으로 이어지다가 동쪽으로 2줄기, 서쪽으로 1줄기를 뻗치고 있어, 전체의 모습이 마치 닭 볏을 쓴 용과 같다고 하여 '계룡산'이라 했다.

산세가 험하며, 노성천·구곡천·갑천 등이 발원하여 금강으로 흘러든다. 연평균기온은 11℃ 내외이며, 연강우량은 1,280㎜ 정도로 6~9월에 강우량의 90%가 집중적으로 내린다. 식물 804종, 포유류 27종, 조류 110종, 곤충 2,113종, 양서·파충류 21종, 어류 21종 등 3,619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예로부터 신라 5악 가운데 서악(西嶽)으로 제사를 지내왔고, 조선시대에는 중악단(中嶽壇)을 세워 산신제를 지낼 만큼 신령스러운 산이었으며, 우리나라 4대 명산의 하나이다.

〈정감록〉에서는 이 산 일대를 십승지지(十勝之地)의 하나로 예언했고 조선초에는 계룡산 신도안에 왕도를 건설하려 할 정도로 명당이라 알려졌다.

19세기말부터 나라가 혼란해지자 신도안을 중심으로 전래의 무속신앙과 각종 신흥종교가 번성하고 이들의 수도장으로 이용되어, 계곡 곳곳에 교당과 암자·수도원·기도원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지금은 종교정화운동으로 시설물들이 철거되고 주변을 정리해, 그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1968년 12월 지리산에 이어 2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공원의 총면적은 65.34㎢이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산봉·계곡·폭포·암굴 등의 특출한 자연경관을 비롯해 갑사·동학사·신원사 등의 고찰과 유물유적이 많아 교육의 장으로도 적합하다.

비구니들의 불교 전문 강원(講院)인 동학사는 산의 동쪽 기슭에 있다. 동학사는 신라 성덕왕 때 창건되었으며, 동쪽에 학바위가 있어 동학사라 했다. 고려말·조선초 삼은의 위패를 모신 삼은각과 사육신의 초혼제를 지냈던 숙모전 등이 있다. 서쪽 기슭에 자리한 갑사는 화엄종 10대 사찰의 하나로 백제시대에 고구려 아도화상이 창건했고 정유재란 때 소실되었다가 1604년 인호대사가 다시 중건했다.

갑사 삼신불괘불탱(국보 298)·신원사 노사나불괘불탱(국보 299) 등 국보 2점과 철당간 및 지주(보물 제256호)·부도(보물 제257호), 구리가 8,000근이나 들었다는 동종(보물 제478호)을 비롯한 보물 6점 외에도 지정문화재 9점, 비지정문화재 10점 등이 보존되어 있다. 갑사에서 용문폭포를 따라 1.3㎞ 정도 오르면 천연석탑인 천진보탑과 신흥암이 있다.

서남쪽에 있는 신원사는 652년(의자왕 12)에 보덕화상이 창건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그 뒤에 다시 지은 것이다. 경내에는 산신제단인 중악단, 5층 석탑 등이 있으며, 주위에 고왕암·등운암 등 암자가 있다. 이밖에도 용화사 등 많은 절이 있다.

또한 계룡8경으로 알려진 뛰어난 경치 8곳이 있는데, 제1경은 주봉인 천황봉의 일출이며, 제2경은 세 부처님의 모양을 닮았다는 삼불봉의 설화(雪花)로 겨울 설경이 신비롭다. 제3경은 천황봉의 일출과 쌍벽을 이루는 연천봉의 낙조이며, 주위에 갑사·신원사 계곡 등이 있다.

제4경은 관음봉에서 바라다보는 흰구름이며, 이곳에서 쌀개봉으로 이어지는 철쭉길 또한 유명하다. 제5경은 춘동학 추갑사로 표현되는 울창한 숲의 동학사계곡이며, 제6경은 갑사계곡의 단풍으로, 특히 용문폭포를 포함한 갑사구곡이 유명하다. 제7경은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은선폭포이며, 제8경은 청량사터의 전설에 얽힌 청량사지쌍탑(지방문화재 제1호)이다. 이 7층탑을 오라비탑, 5층탑을 누이탑이라 하여 오누이탑 또는 남매탑이라고도 한다.

이밖에 영험한 기도터로 알려진 수용추폭포와 암용추폭포가 있으며 계룡·양화 저수지는 낚시터로 유명하다.

동학사-오누이탑-금잔디고개-용문폭포-갑사 코스와 갑사-연천봉-관음봉-은선폭포-동학사 코스는 등산로로 유명하다. 산 주위에 유성온천·무령왕릉·용국사·공산성·노성산성 등이 있어 관광지로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관광호텔을 비롯한 숙박시설과 식당·상가 등 각종 관광위락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대전에서 갑사까지 직행버스가 운행된다. [출처: 다음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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