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에 감염돼 콧물을 흘리고 있다.

최근 국내의 동물애호 인구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애완동물은 인간이 주로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대상으로 사육하는 동물로 포유류부터 조류, 어류, 파충류, 양서류 등 그 종류만도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으며, 동물애호 인구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동물애호가의 증가속도 만큼 동물에 대한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직까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동물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기르는 보호자의 단순한 욕구 충족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을 애정으로 책임지는 고귀한 행위다.

반려동물을 키우려 할 경우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한번 키우기 시작하면 일생을 보낼 각오가 되어 있는지 다시 한번 마음가짐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로 일생을 보낼 각오가 되어 있다면, 가장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 애완동물의 기본적인 건강관리다. 때로 치료시기를 놓쳐 낭패를 보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목격하곤 한다.

오늘은 전염병 중 가장 무서운 홍역(Distemper)애 대해 알아볼까 한다.

물론, 백신의 개발로 홍역(디스템버)의 위험은 예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하나 사망률이 높고 전염성이 강한, 가장 무서운 질병의 하나다.

홍역 원인체인 모빌리 바이러스(Morbillivirus)


▲홍역의 원인체는 무엇인가?

디스템퍼는 1905년 최초로 보고되었으며 파라믹소 바이러스과(paramyxoviridae)에 속하는 모빌리 바이러스(Morbillivirus)에 의해서 발병, 사람 홍역바이러스와 밀접하기 때문에 일명 개 홍역이라고도 불린다.

▲홍역은 왜 걸리나?

홍역바이러스는 성접촉 또는 동물간의 직접적인 신체접촉 이외에도 사람의 손, 옷, 신발 등을 통해 전염되는데, 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 강아지에서 감염율이 높으며 큰 개에서도 면역 상태에 따라 감염되기도 한다.

어린 강아지는 예방접종을 통하여 충분한 항체가 형성되면 안전하나 대개 예방접종이 끝나기 전에 감염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통계에 의하면 1차 예방접종과 함께 분양된 후 1개월 이내에 감염되는 경우가 전체 감염환자의 80%에 달하는 것으로 봐서 면역체계가 완성되기 전인 3개월 이내가 가장 취약한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

큰 개에서는 교배를 통한 감염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교배중 예상되는 보호자와의 이별, 불안으로 인한 식욕상실, 수캐로 인한 공포감, 어수선한 교배 환경, 편안한 수면의 방해 등으로 스트레스가 누적되면서 면역기능저하로 이어져 감염되는 것으로 본다.

홍역에 걸려 눈곱이 낀 개


▲홍역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홍역은 초기 감기증세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약 1주 ~2주 가량의 진행을 보이다 기관지염이나 폐렴, 위장염, 뇌염 순으로 진행이 된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초기 콧물과 기침, 눈물이나 눈곱이 끼는 정도에 머물기 때문에 보호자는 감기에 걸린 정도로 판단하기 일쑤다.

물론 감기 증상도 이와 같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강아지에서 호흡기 감염증의 약 80%는 홍역 검사에서 양성소견을 보인다.

다만 면역기능에 따라 중화항체로 인하여 이차적인 폐렴이나 뇌염으로 악화되지 못하고 바이러스 전파가 중단되는 경우도 많기에 감기가 나은 것으로 착각하기 쉬울 뿐이다.

면역력이 허술한 강아지에서는 호흡곤란과 식욕부진, 설사, 구토, 체온의 변동, 각결막염으로 진행하며 감염 후 3주를 전후로 하여 호전되지 못하면 뇌신경염으로 이어져 얼굴, 턱, 목, 사지의 떨림이나 경련성 발작, 근육 강직현상이 목격된다.

이 경우 홍역의 말기소견으로 판단되며 예후가 불량하다.

▲홍역은 어떻게 진단하나?

사람과 마찬가지로 홍역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동물은 체액성 면역반응에 의하여 인터페론이 분비하여 일차 면역 방어가 시작되고 이차 면역단백질 IgM이 나타나 바이러스를 중화시킨다.

이어 마지막 단계에서 면역단백질 IgG가 분비되어 면역항체를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는 결막이나 편도세포, 백혈구, 임파절에 숨어 들어가 바이러스 증식을 하는데 세포질 내에 봉입체를 형성한다.

따라서 병원에서는 봉입체를 검출하는 방법과 IgM, IgG 수치 검사를 통하여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 왔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법으로 감염 유무를 확인한다.

▲홍역에서 회복될 가능성은?

우선 IgG 검사를 통하여 면역기능을 체크하고 다른 합병증은 없는지 정밀검사를 통해 신체 건강지수를 확인해야 한다.

방사선검사, 뇨검사, 변검사, 혈액화학치 검사, 혈구계수 검사 등 상황에 따라 점진적인 검사를 병행하여 최선의 치료를 보호자가 선택 할 경우 회복율은 대체적으로 30~90% 로 천차만별이다.

이는 홍역질환이 다른 질병과목과 달리 복잡한 양상을 띄는 원인도 있지만 환자 나이에 따라 회복율이 다른 원인도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어린 강아지 보다는 큰개에서 회복율이 높다. 또한 치료 기간이 적어도 2주에서 4주 가량 걸리다 보니 이 기간 중 나타나는 합병증이나 각종 저해요인 발생도 회복율에 변수로 작용한다.

본원의 경우 홍역진단 후 보호자가 적극적인 치료 의사를 밝히고 집중치료를 3주 실시한 경우 평균 회복율은 50%에도 못 미친다.

이는 보호자들이 처음의 의사와는 달리 중도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향이 많은 탓도 있다.

오랜 기간 환자의 질병을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보호자의 정신적 고통과 함께 간병으로 인한 육체적인 피로 그리고 누적되는 치료비용에 대한 부담도 보호자에게 커다란 짐이 되기 때문이다.

홍역치료는 특별한 지름길이 없다. 병원과 보호자 그리고 무엇보다 환자스스로 오랜 기간 병과의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고 버티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홍역을 치료하기위해 어떤 약제를 쓰나?

면역계통과 관련된 약제로는 고가의 인터페론이 쓰이기도 하며 저가의 인공 면역단백질을 사용하기도 한다.

면역약제의 선택은 보호자의 경제적 수준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현실이다. 수혈을 이용한 면역 혈청을 환자에게 투여하기도 하는데 이는 혈액학적 교차 반응을 염두해 두고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수혈거부반응으로 쇼크나 혈관내 혈액응고가 발생되어 치명적일 수 있다.

최근에는 혈액형 검사를 통한 수혈반응을 사전에 검사한 뒤 수혈하기도 한다. 이외에 쓰이는 약제로는 항생제(Amoxacillin, Lincomycin, Gentamycin, Cefalexin STM, Ciprofloxacin 등)와 함께 소염제, 해열 진통제, 진해 거담제, 항히스타민제, 기관지 확장제, 점액 용해제, 호흡곤란 완화제, 부종 완화제, 비타민제, 정장제, 진경제, 혈액순환 촉진제, 대사 촉진제 등 여러 가지 기능성 약물이 복합 처방된다.

▲홍역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첫째, 건강한 강아지를 분양 받는 것으로 충분하다. 건강하다 함은 외관상 이상 증상이 없는 것 이외에도 면역기능이 우수한 강아지를 말한다.

대개 애견판매소에서 강아지를 분양 받을 때 콧물이 흐르고 눈곱이 끼는 정도를 가볍게 여기고 사고파는데, 이 또한 건강치 못한 범주에 속한다.

일단 홍역 초기로 의심이 되지 않는 강아지를 구입하고 나면 면역항체 검사를 통하여 분양 받은 강아지의 면역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항체 검사에서 면역이 기능이 높지 않은 강아지는 외부와의 접촉 뿐 아니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빠른 시일 내에 홍역 예방접종으로 항체가를 높여 주어야 한다.

물론 이미홍역이나 기타 질병에 감염된 소견을 보일 때에는 예방접종을 하지 못한다.

둘째, 큰 개에서는 성 접촉이나 변화된 환경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에 앞서 면역항체검사를 실시한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부득이한 성 접촉 또한 장기간 보호자와 떨어져 지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많은 이동이 필요 없는 가까운 곳에서 교배 한 후 바로 집으로 데려와 불안을 달래주는 것이 좋다. 항체검사 없이 성 접촉 후 1주 이내에 기침과 함께 식욕이 떨어지고 눈곱이 끼기 시작한다면 일단 홍역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기영수의과병원장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졸업

(전)공주대학교 애완동물학과 외래교수

(현)공주시 공중보건 수의사

(현)이기영수의과병원 14년
 운영 


 


참고문헌) 수의 내과학, 수의사회지 2002년 9월호, 임상증상을 기초로 한 개의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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