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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정년 후 미니식물원에서 군무하는 이상배씨
2017년 06월 17일 (토) 15:43:53 김광섭 기자 stopksk@hanmail.net

 공주의 원도심에는 공주시민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건들을 팔고 사는 산성전통시장이 있다.

요즈음은 대형마트, 홈쇼핑, 인터넷 쇼핑 등으로 인해 예전에 비하면 활기가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시장은 시장이다.

사진을 보고 물건을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직접 물건도 보고, 주인과 흥정도 해가면서 물건을 팔고 산다. 그래서 시장은 사람이 사는 냄새가 난다.

   
▲ '휴 그린' 입구

이런 산성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휴 그린’이 있다. ‘휴 그린’은 공주시가 그동안 전통시장의 이용 고객을 늘려 구도심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추진, 2014년 5월 준공을 마친 후, 다음 달인 6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공주시에 따르면 ‘휴 그린’은 지난해 9월부터 국비 5억 7,000만원을 포함한 총 18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14년 5월 준공됐으며, 271㎡의 공간에 유리온실, 북 카페, 키즈 카페 등을 갖춰 산성시장 방문객들이 만남과 휴식의 장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꾸며졌다.

   
▲ 미니식물원 내부

유리온실에는 200㎡의 공간에 야자나무 등 50여종의 아열대 식물을 심어 사시사철 시민들이 녹색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산성전통시장과 어우러지면서 특색 있고 차별화된 공간으로 조성됐다.

또한 북 카페에는 1000여 권의 도서를 비치하고 편안한 의자에서 바리스타가 제조하는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카페 옆에는 키즈카페를 만들어 어린이들과 함께 장을 보러 온 시민들이 장을 보는 도중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시민 편의시설도 구축했다.

   
▲ 미니식물원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상배씨

이렇게 조성된 ‘휴 그린’ 미니식물원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상배씨(71)다.

이상배씨는 공주시청에서 근무를 하다가 건강보험관리공단으로 자리를 옮겨 대전지역본부에서 정년을 마쳤다.

당시 건강보험공단도 명예퇴직권고가 많아 중간에 명퇴한 동료도 많았지만, 이상배씨는 꿋꿋하게 정년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는 정년 후에 건강보험공단에서 민원상담사를 했다. 그는 이 일을 하면서 민원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늘 해왔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지난 2015년 타계한 고교친구 때문에 미니식물원에서 근무를 하게 됐다. “미니식물원에서 일을 하고 보니 많은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공주는 열대식물을 키우는 곳이 없습니다. 이곳에만 있는 열대식물에 물을 주고, 정성을 기울여 주면, 열대식물들이 죽지 않고 잘 자라 줍니다.

출근할 때마다 열대식물과 대화를 나누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또한 제가 이곳에 근무하니 친구들도 찾아오고, 미니식물원에서 모임을 갖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

   
▲ 미니식물원 내부에 설치된 의자. 이곳에서 모임도 하고, 대화도 나눈다.

사람들이 미니식물원에 와서 이야기도 나누고, 쉬었다가 가시면 제가 다 행복해 집니다. 저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지요.

또한 제가 경주이씨 종친회 일을 보고 있는데, 이곳에 근무하고 있으니 종중어르신들도 이곳에서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식물과,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이곳에서 근무하게 돼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이상배씨가 정년을 앞둔 후배들에게 적극 권장하는 것은 정년퇴직 후에도 어떤 일이든지 계속 하라는 것.

남자는 바깥사람이라고 그랬던가. 집에서 있으면 답답하고, 자칫 가족들과도 트러블이 있을 수 있어 쉽지 않겠지만, 자기만의 일을 갖는 것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점점 평균수명이 늘고 있고, 고령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해 줄 일자리가 없어서 걱정입니다. 청년실업 문제가 어쩌고저쩌고 하니 말도 꺼내기가 쉽지 않지만, 이는 분명히 우리가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사실 젊은이들이야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찾으려 하니까 일자리가 없는 것이지, 일할 마음만 있다면 일자리는 많지요. 하지만 노인들이야 아무리 마음이 있어도 몸이 따라주질 않으니 일자리가 제한돼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사람은 어떤 일이든 해야 힘도 나고, 건강도 더 지킬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일이든, 봉사든 열심히 하면서 살아가야만 살아가는 맛과 사는 의미, 사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인생 100세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후배들이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정년 후의 미래를 설계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년 후에도 계속 일을 하고 계셔서 그럴까? 이상배씨의 얼굴에는 평화와 행복이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기획기사는 2017년도 충청남도 지역 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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