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랑나루 실내 전경

회색 콘크리트 숲이 되어가고 있는 세종시에 문을 열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추억이 잠긴 곳이 있다.

세종시청 앞 골드타워 7층에 있는 ‘파랑나루’라는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회색도시로 변하는 빌딩숲을 잊게 한다.

신도시의 밋밋함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오래된 추억이라도 한줌 꺼내보고 싶을 때 이곳에 가면 오세영 사장의 오래된 내공으로 만들어낸 훈제고기와 운 좋으면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주인장의 세련된 샹송 한곡조도 들을 수 있다.

이 가게를 운영하는 오세영 사장은 전월산 자락인 골뱅이 나루 부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 그곳은 개발에 밀려 모두들 고향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오세영 사장은 세종특별자치시 신도시 개발로 전월산 자락에 있던 ‘파랑나루’는 버렸어도 이렇게 다시 조성되는 빌딩숲에서 사람을 다시 만나는 공간으로 ‘파랑나루’는 몇 줌의 흙으로 화단도 만들고, 장독대도 꾸미고, 몇 그루의 나무도 심었다.

가끔씩 파란 하늘이 내려와 않는 탁 트인 공간이 있고, 네모난 공간에 익숙해지는 도시민들에게 자유를 통한 혼술족들의 참 의미를 갖게 하는 곳이다.

또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시카고타자기’정도는 아니어도, 몇 십 년을 넘긴 오래된 타자기와 100년을 훌쩍 넘긴 프로펠러가 돌고 있고, 베틀을 이용해 만든 전등의 멋진 인테리어, 주신의 손맛으로 꾸며진 멋을 아는 정감 있는 공간이다.

실내 공간 세밀한 부분까지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이곳은 비록 개발 전 포근한 기운을 간직한 ‘파랑나루’는 느낄 수 없어도, 회색빛도시로 변하는 그 속에서 또 다른 자연을 품고 있는 곳이다.

‘파랑나루’에는 바비큐도 즐길 수 있는 야외공간도 있어 자연의 느낌을 맛볼 수 있다. 행운이 주어지면 멋진 실내공간에서 오세영 사장이 불러주는 생음악도 들을 수 있다.

강과 내를 사람들이 건널 수 있게 해 주는 ‘나루’는 아니지만, ‘파랑나루’는 사람들이 남긴 메모장 하나하나를 역사의 한 페이지처럼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각기 다른 사연으로 이곳을 찾아 마음의 위로를 받고 있다.

 

▲ 오세영 파랑나루 대표

오세영 사장은 “요즘은 혼술족들이 늘어나면서 축하 받을 일이 있어도 누구한테 자랑해야 하는지, 어떻게 기분을 내야 하는지조차 혼자서 표현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위해 정말 그 사람들이 맘 편하게 ‘저 오늘은 업무 기획안이 너무 멋지게 해결돼서 기뻐요. 축하해 주세요’, ‘저는 오늘 정말 기분 좋은 날 이예요. 모두들 축하해주세요’ 등등 따로 같이, 같이 따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술집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파랑나루’는 멋진 음악도 있고, 맛있는 생맥주도 있고, 오 사장이 8시간을 거쳐 만든 제대로 된 불 맛 나는 바비큐도 있고, 삶을 사랑하게 해 주는 추억도 있다.

오래된 프로펠러가 느리게 돌고, 하나 둘 불빛이 켜지면 드디어 파랑나루는 파티가 시작되는 것이다. 파랑나루의 행성이 느리게 느리게 사람들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게 만드는 시간이 된다.

▲ 계피로 만든 양초
▲ 전월산 자락에 있을때 '파랑나루'를 찾은 사람들의 메모장
▲ 파랑나루 입구
▲ 바베큐 파티가 가능한 야외 공간
▲ 베틀를 이용한 실내 전등
▲ 오세영 대표가 수준급의 샹송을 부르는 모습
▲ 파랑나루 실내
▲ 파랑나루 야외 공간에서 볼 수 있는 파란하늘이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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