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스토리텔링 작가 / 원광대대학원 문화콘텐츠전공 교수)

2017년 4월 13일 오후 6시 30분, 나는 원광대학교 숭산기념관 2층 제1회의실에서 “문화산업과 익산학 스토리텔링”이라는 주제로 익산 시민들과 대학생들을 위한 “한국연구재단 인문도시지원사업 〔인문 르네상스 다다익산(多多益山) - 역사고도 인문도시 익산〕 2년차 두 번째 인문강좌 고도 익산 인문학 Ⅱ - 익산학의 가능성” 강좌를 개최했다.

이날, 100여명 정도 인원이 강좌를 듣기 위해 참석했는데 특히, 익산 시민들의 열기가 뜨거워서 깜짝 놀랐다.

작년에 익산시 자치여성대학 백제 세계문화유산 현장 탐방 때 공주 무령왕릉과 익산 왕궁지를 함께 답사한 여성 분도 만났고, 질문만 하면 척척 대답하는 중년 남성분도 만났다. 이 분들은 같이 앉아 있는 젊은 대학생들 보다 호응도가 더 높았다.

이럴 때 정말 강의할 맛 난다고 하는 것일까. 나는 신명이 나서 더욱 목소리를 높여 열심히 강의에 열을 올렸다.

사실, 공주에서도 이 강의를 듣기 위해 공주시내에서 “이권서재”라는 고서점을 운영하는 이운일·권아가다 부부도 찾아와 주었다. 마치 멀리서 벗이 찾아 온 것처럼 반갑고 마음이 든든했다.

나는 “익산지역의 문화원형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예시”로 먼저, 축제문화콘텐츠로 성공한 “서동축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리고 앞으로 익산지역에서 주목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종교문화콘텐츠의 성공을 위한 “종교 성지 순례 스토리텔링 및 스토리텔링 로드맵”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원불교 100년과 원광대학교 개교 70주년을 맞아 내가 쓴 “원불교 구인선진의 인물콘텐츠 개발을 위한 스토리텔링”이라는 논문에서 인용한 “구인선진” 스토리텔링을 예시로 들었다.

강의를 마치자 목이 아파왔다. 가끔 열강하고 나오면 이상한 상실감이 찾아올 때가 있다. 그럴 때 힘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 말 없이 엄지손가락을 “척”하고 올려 주는 분이 있는가 하면, 따라 나오면서 손을 “꽉” 잡아주는 분도 있다. 참, 고맙다.

요즘은 자꾸 나이가 드는 일이 버겁다. 그럴 때 자신의 신념을 위해 어려운 일도 마지않았던 원불교 “구인선진”을 떠올리면 조금은 위로를 받는다.

오늘은 그 분 중에 사산 <오창건 종사>의 인물콘텐츠 개발을 위한 스토리텔링을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

<2017년 4월 13일 목요일, 원광대학교 숭산기념관에서 열린 “문화산업과 익산학 스토리텔링” 강좌>

사산 <오창건 종사>의 인물콘텐츠 개발을 위한 스토리텔링:

★ 머슴이라도 좋소. 소태산 대종사님 목소리만 들을 수 있다면… 사산 오창건 종사
- "머슴을 데려 왔으니 쌀 한 짝을 주세요“

사산 오창건 종사는 원불교 교단과 소태산 대종사님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어떤 모욕도 참아내는 인내력의 소유자였습니다.

소태산 대종사님을 시봉하기 위해서는 무거운 짐을 지는 것도 “머슴”이라고 오해받는 굴욕도 서슴없이 참아냈지요. 무슨 일이 있었냐고요. 한번 들어 보시겠어요.

글쎄 1922년 12월 어느날, 사산 오창건 종사가 최도화라는 사람과 함께 쌀을 얻으러 갔는데 최도화가 쌀을 많이 얻을 속셈으로 "머슴을 데려 왔으니 쌀 한 짝을 주세요"라고 했다고 해요.

사산 오창건 종사는 “머슴”이라는 말에 분통이 터졌으나, 소태산 대종사님을 생각하며 쌀을 지고 만덕암으로 기를 쓰고 올랐습니다.

그때소태산 대종사님이 “거 창건이 오느냐”하고 반기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때 사산 오창건 종사는 감격스런 마음에 괴로움도 잊고 날아오르듯 산위에 올라 소태산 대종사를 뵈었다고 하네요.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여러분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으신지요?
<by 스토리텔링 작가 海野 김미경>
출처: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원광대학교원불교사상연구원 엮음, 『원불교 구인선진 - 개벽을 열다』, 도서출판 모시는 사람들, 2016. 437쪽~4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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