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스토리텔링 작가/ 원광대 초빙교수)

“봄이 오는 캠퍼스 잔디밭에/ 팔베개를 하고 누워 편지를 쓰네/ 노랑나비 한 마리 꽃잎에 앉아/잡으려고 손 내미니 날아가 버렸네/ 떠난 사랑 꽃잎위에 못 다 쓴 사랑/ 종이비행기 만들어 날려버렸네/ 나도야 간다 나도야 간다/ 젊은 나이를 눈물로 보낼 수 있나/ 나도야 간다 나도야 간다/ 님 찾아 꿈 찾아 나도야 간다.”

나는 봄만 오면 이 노래를 제일 먼저, 흥얼거리게 된다. 김수철의 ‘나도야 간다’이다. 이번 2017년도 1학기에 나의 “봄이 오는 캠퍼스~”는 ‘전주대학교’가 아니라 ‘원광대학교’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전주대학교’를 사직하고 ‘원광대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무슨 일이든 그러하겠지만, 이별은 슬프고 만남은 기쁘다.

이런 나의 복잡한 심사(心思)때문일까. 그냥 고요한 호수나 볼까 하고 목적 없이 떠난 여행길에서 나는 느닷없이 평소 그렇게 연모하던 사계 김장생의 묘소를 만난다.

얼마나 기쁜지 나는 제일 꼭대기에 위치한 나의 선조(先祖) - 사계 김장생의 묘소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이미 봄이다. 사방에서 봄기운이 푸릇푸릇 솟아오르고 있었다. 햇살은 뉘엿뉘엿 저 산을 넘어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송창식의 “푸르른 날”이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시인 서정주가 쓴 “푸르른 날”이라는 시(詩)를 가수 송창식이 노래한 것이다. 가끔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에는 더욱 그리운 사람이 그리워진다. 특히, 봄날에는. 
 

<2017년 3월 3일, 필자가 찾아 간 사계 김장생의 묘소 모습>

가야산봉윤정경(伽倻山逢尹正卿)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邂逅伽倻寺(해후가야사) 가야사에서 그대를 우연히 만나니

行裝帶雨痕(행장대우흔) 행장을 보니 비에 젖은 흔적이라

相看方一笑(상간방일소) 서로 바라보며 한번 미소 지을 뿐

相對却無言(상대각무언) 마주 대하고도 아무 말도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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