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이 다음에 나는 풀이 될래요

차디찬 땅 비집고 일어서는

봄날 가냘픈 초록의 허리 될래요

긴 겨우내 수 없이 꾸었다 사라진

꿈 머금은 달래 냉이 머위 씀바귀 되어

어머니 앞자락에 소복이 담겨 있을래요

낡은 옷자락에 향기로 머물래요

거친 손등 스칠 때마다 풀물 흙물 든

어머니 손톱에 조용히 머리 숙일래요

봄이면 들로 산으로 나앉은 어머니

그때마다 미리 마중 나가

가만히 들떠 있다가

배시시 웃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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