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경 (스토리텔링 작가/ 전주대 연구교수)

오늘은 특별한 일요일 저녁이다. 아침부터 분주했던 나를 고요히 가라앉히고 따닥따닥 불타고 있는 장작불 앞에서 하루 종일 설거지 하느라 노곤해진 몸을 녹이는 여유를 갖는다. 아! 행복하다.

가끔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때가 있다. 살아 있어서 남에게 음식을 대접할 수도 있고, 그 뒷설거지를 깔끔히 할 수도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가끔은 “실존(實存)”의 의미가 확실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사실, 나는 아침부터 날씨가 영 좋질 않아 걱정이 태산이었다. 곧 닥쳐 올 정월대보름(2월 10일, 금요일, 저녁 6시,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센터) - “달집태우기” 행사를 위해 휴일인 오늘은 바로 우리 계룡산 상신마을의 청년회 회원들이 함께 모여 “달집만들기”를 하는 D-day이었다.

그런데 우리 계룡산 상신마을 청년회 회원들이 나무를 세우고, 솔잎을 그 안에 차곡차곡 채우고, 대나무를 튼튼하게 빙빙 두르고 있는데 난데없이 눈보라가 치며 날씨가 심하게 심술을 부렸다.

일단, 나는 오늘 이 일을 모두 마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역시 계룡산 정기를 받고 자란 우리 상신마을 청년회 회원들은 달랐다.

눈보라가 쳐도 모두 “일심동체(一心同體)”가 되어 이엉을 두르고 새끼줄로 단단하게 동여매는 일을 주저 없이 진행했다.

나는 열심히 막걸리도 준비하고, 참도 준비해서 최대한 그들의 언 몸을 녹이게 하는 방법을 강구했다. 그러면서 나는 갑자기 평소 좋아하던 맥아더 장군의 “아들을 위한 기도”라는 기도문이 떠올랐다.

나는 이 기도문에서 특히, 좋아하는 구절이 있는데 바로 “나의 아들을 위안과 평안의 길로 보내지 마시고, 폭풍우 가운데서도 헤쳐 나올 힘을 주소서”이다.

다시 원문을 찾아보니 내가 암송하고 있는 부분이 해석은 약간 다르긴 하다. 하지만, 나는 내가 외고 있는 이 구절을 아주 좋아한다.

오늘 나는 계룡산 상신마을 청년회 회원들이 눈보라가 쳐도 꿋꿋하게 거대한 “달집”을 완성하는 것을 보며 다시 한번 우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발견한다.

“눈보라가 쳐도 우리가 함께라면 헤쳐 나갈 수 있다. 2017년 우리 모두 파이팅!!!” 

▲ <2017년 2월 5일,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센터”에서 “달집만들기”를 하는 상신청년회 회원들 모습>

 

저의 자녀를 빚어 주소서
Build me a son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

오 주여, 저의 자녀를 빚어 주소서
약할 때에 자기의 연약함을 알 수 있는 강인함을 주시고
두려울 때에 스스로 그 두려움에 용감히 맞서게 하시고
정직하게 패배했을 때에 자랑스러워하고 너그럽게 하시고
승리했을 때에 겸손하고 온유하게 하소서
Build me a son, O Lord,
who will be strong enough to know when he is weak,
and brave enough to face himself when he is afraid;
one who will be proud and unbending in honest defeat,
and humble and gentle in victory.

저의 자녀를 빚어 주소서
그가 잘못된 아집을 부리지 않게 하시고
주를 알고
자신을 아는 것이 지식의 근본임을 알게 하소서
Build me a son
whose wishbone will not be where his backbone should be;
a son who will know Thee
and that to know himself is the foundation stone of knowledge.

기도하오니 저의 자녀를 이끄소서
그를 쉽고 편안한 길이 아닌
고난과 도전이라는 압박과 자극의 길로 인도하소서
그에게 폭풍우 속에서 서 있는 방법과
실패자에 대한 긍휼을 가르쳐 주소서
Lead him, I pray,
not in the path of ease and comfort,
but under the stress and spur of difficulties and challenge.
Here let him learn to stand up in the storm;
here let him learn compassion for those who fail.

저의 자녀의 마음이 깨끗하고
그 목표가 높도록 빚어 주소서
다른 사람들을 알기에 앞서
자기 자신을 온전히 알게 하시고
그에게 웃음을 가르쳐 주시되
절대로 눈물 없는 자가 되지 않게 하소서
그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시되
지난날을 결코 잊지 않게 하소서

Build me a son whose heart will be clean,
whose goal will be high;
a son who will master himself
before he seeks to master other men;
one who will learn to laugh,
yet never forget how to weep;
one who will reach into the future,
yet never forget the past.

이 모든 것을 이루어주시고
그에 더해 기도하오니 유머가 넘치게 하셔서
언제나 진중한 가운데서도
결코 지나치게 심각해지지 않게 하소서
그에게 겸손을 주소서
그리하여 위대함이란 소박함에서 나옴을 항상 기억하게 하소서
참된 지혜에 그 마음을 열게 하시고
진정한 힘은 약함에 있음을 깨닫게 하소서
And after all these things are his,
add, I pray, enough of a sense of humor,
so that he may always be serious,
yet never take himself too seriously.
Give him humility,
so that he may always remember the simplicity of greatness,
the open mind of true wisdom,
the meekness of true strength.

그의 아버지인 저도 감히 낮은 목소리로
“나는 헛되이 살지 않았노라” 말하게 하소서
Then I, his father, will dare to whisper,
"I have not lived in vain".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