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섭 기자의 라오스 여행기-5

여행 4일째. 우리는 탐짱동굴로 향했다.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탐짱동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과 아름다운 종유석을 관람할 수 있다.

다만 아름다운 경치를 보기 위해서는 그만큼 공을 들여야 한다. 탐짱동굴로 가는 길에는 가파른 경사의 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지만 그리 길지는 않아서 오를 만 하다.

개인적으로 동굴을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종유석이나, 석순을 보노라면 우리들의 삶이 얼마나 유한한 것인지를 느끼게 된다.

억년의 세월을 간직하면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들을 보노라면 백년도 안 되는 삶을 살면서 서로 도와야할 인간들끼리 시기하고, 질투하고, 경쟁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마냥 안타깝고, 서럽게 느껴진다.

이곳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뭉게구름을 이고, 푸른빛을 발산하며 널리 자리 잡고 앉은 방비엥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이어 우리가 찾은 곳은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에 위치한 독립기념물인 빠뚜사이. 빠뚜싸이는 공산혁명 이전에 전쟁에서 숨진 라오인들을 애도하는 기념물이다. 빠뚜사이에 새겨진 문양에는 라오스의 문화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 기념물은 1960년 한 때 자신들을 식민통치했던 프랑스의 개선문을 본떠 만들었다. 프랑스는 물러났지만, 아직도 라오스에는 그들이 통치했던 흔적이 건축양식에 남아 있다. 무서운 일이다.

빠뚜사이의 전망대에는 입장료를 내고 올라갈 수 있는데, 안에는 기념품가계들이 있어 구경하면서 올라 갈 수 있어 그리 지루하지 않다. 전망대에서는 사방에서 비엔티안의 시내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이어 찾은 곳은 금색으로 치장한 탓루앙 사원. 사원의 앞에는 활주로처럼 광장이 있는데, 국가에 중요한 행사나, 축제가 있을 때 사용하는 공간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우리를 가장 반긴 것은 버드맨. 우리는 주로 물고기를 사서 방생을 하는데, 이곳에서는 새를 새장에 가둬두었다가 관광객으로 하여금 돈을 주고 사서 풀어주도록 하고 있었다.

라오스의 상징인 탓루앙 사원은 부처님의 가슴뼈와 머리카락이 안치되어 있다고 하는데, 정작 우리는 부처님의 가슴뼈와 머리카락은 볼 수 없었다.

이곳에는 많은 라오인들이 사원을 돌면서 기도를 하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의 탑돌이와 비슷한 방식이다.

여행도, 해도 저물어갈 무렵 우리는 메콩강변에 있는 야시장을 찾았다. 야시장은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것 같아 내가 가장 좋아 하는 곳이다. 야시장에서는 이런저런 물건도 구경하고, 흥정해가면서 구입하는 재미가 있어 좋다.

이날 메콩강 야시장에서는 청소년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마음껏 젊음을 발산하고 있었다.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진 속에서만 존재한다.

이날 밤 10시 우리는 다시 비행기를 타고 다섯 시간을 날아 귀국했다. 귀국해서 리무진 버스에 몸을 싣고 오는 내내 잠에 취해 있다가 송산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해서 또 자다가 기사가 깨워서 금강신관공원에서 내렸다. 피곤하지만, 개운한 여행이었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안하고, 평화롭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경치가 눈에 어른거리는, 그러면서도 역동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라오스. 그런 라오스를 가보기 전에는 절대로 죽지 말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특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