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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의 의미는 뭘까?
김동녘의 천방지축 경제읽기-6
2010년 04월 01일 (목) 04:32:14 김광섭 stopksk@hanmail.net

김동녘 ⓒ 특급뉴스
 고등학생으로서 경제학 책을 읽는데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경제학자들이 사용하는 경제 용어의 불명확함을 학생 스스로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제가 언급하고자 하는 ‘공평’이라는 단어도 그와 같은 용어 중의 하나입니다.

경제학 책을 읽다보면 공평, 공정, 형평이라는 경제 용어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제 생각으로는 이들 용어가 똑같은 의미를 갖는 동의어인지, 아니면 서로 뜻을 달리하는 용어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독자로서 화가 나는 것은 경제학자라는 사람들조차 이에 대한 엄밀한 용어 정의조차 내려주지 않은 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짧은 저로서는 난감 그 자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공평, 공정, 형평이라는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싶어서 ≪국어대백과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제가 얻은 결론은 이들 용어 간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무식하면 용감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저는 ‘공평’과 관련해서 무식해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공평’이라는 경제 용어는 주로 소득분배와 관련되어 사용됩니다. ‘효율’이 희소한 자원의 낭비를 막는 것이라면, ‘공평’은 생산요소(예: 노동, 자본, 토지, 전문경영능력)의 공급자가 생산과정에 기여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지불받느냐와 관련된 개념입니다.

그런데 “정당한 대가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근로자들은 자신의 노동력이 생산과정에 투입되지 않았다면 재화나 서비스의 생산 자체가 불가능했을 거라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자신들이 기업가들보다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게 정의이고 ‘공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업가들의 생각은 근로자들과 다릅니다. 기업가들은 자신들이 온갖 역경과 경제적 위험을 감수하면서 투자를 하고 혁신을 도모함으로써 근로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그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기업가들은 자신들의 몫이 근로자보다 훨씬 더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산업현장에서 격렬한 노사분규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와 같은 노사 간에 인식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공평’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비단 노사 간의 문제에 국한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근로자들 사이에도 ‘공평’의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근무경력에 따라 월급을 차등 지급하는 호봉제와 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성과급제를 혼용해서 근로자들의 보수체계를 정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개인의 능력에 초점을 맞춘 연봉제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호봉제는 근무경력이 많은 근로자에게 보다 많은 보수를 주는 게 ‘공평’하다고 보는 개념입니다.

그에 반해 연봉제나 성과급제를 도입하는 기업가들은 개인의 업무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좀 더 많은 보수를 주는 게 ‘공평’하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보더라도 ‘공평’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됩니다.

그렇지만 우리 친구들이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게 될 때에는 ‘공평’이 근무경력보다는 개인의 업무추진능력이나 노동생산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우리 친구들은 자신의 개성과 장기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정진하는 자세가 필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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